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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벌거벗은 한국당’을 비판한 이유[신문읽기] 승리감에 도취된 한국당? … 조선 “지지율 하락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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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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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9  15:02:24
수정 2019.10.29  1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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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卑下)하는 애니메이션 상영으로 논란을 빚었다. 여권은 즉각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내용에 말문이 막힌다’며 반발했고, 한국당 내에서도 ‘과도한 수위로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늘자(29일) 조선일보 5면에 실린 <한국당 ‘벌거벗은 文’ 영상에, 與 “천인공노”> 기사 가운데 일부분입니다. 제목을 드라이하게 뽑긴 했지만 한국당의 이번 ‘영상’에 대해 조선일보는 매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냅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대목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 내의 비판 목소리 ‘주목’한 조선일보 왜? 

“한국당 내에서도 ‘당의 품격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 ‘차라리 가만히 있어 달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원외(院外) 당협위원장은 ‘국민들은 거리에서 정권 심판을 외치는데, 당은 조(국) 전 장관 하나 물러난 걸 갖고 표창장 파티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환호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한국당 홈페이지에도 ‘이대로라면 침몰밖에 없다’ 등 비판이 나왔다.” 

조선일보가 비판하는 지점이 제가 생각하는 바와 좀 다르긴 합니다만 어찌 됐든 한국당의 이 같은 ‘오버’에 대해 보수신문이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시민들의 조선일보에 대한 신뢰도가 뚝(!)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유한국당에선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은 한국 보수를 위해 정말 필요한 지적입니다. 

“지도부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설화(舌禍)와 수습을 반복하며 지지율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 … 인적 쇄신의 기미도 안 보인다. ‘황교안 체제’ 이후 한국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당 차원의 ‘물갈이’ 방침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사실 저는 조선일보가 문제의 ‘한국당 영상’을 비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 물갈이 등 인적 쇄신을 통해 내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한국당이 △설화(舌禍)와 수습을 반복하며 지지율 하락을 자초하고 있는 것 △인적 쇄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조선일보 뿐만 아니라 동아일보도 “한국당 내에서도 ‘제1야당인데 대통령을 벌거벗겨 조롱하는 건 지나친 면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는 비판적인 여론을 소개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여야 공방으로 보도했습니다.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 한겨레만 유일하게 사설 통해 비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영상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저는 영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지적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온당하다고 봅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기엔 해당 영상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풍자와 패러디라고 하는데 대체 어떤 풍자가 있고, 어떤 패러디 효과가 있다는 건지 저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더군요. 

이런 ‘수준 낮은 영상’은 극히 일부 극우성향 지지자들에나 통용될 뿐 ‘상식 있는’ 시민들이라면 거부감을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 조선일보마저 기사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을 정도니까요. 여론 시장에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조롱거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전하는 언론의 태도는 문제가 좀 있더군요. 제1야당이 ‘이처럼 수준 이하 영상’을 제작했다면 한마디 할 법도 한데, 그냥 스트레이트 기사로만 대부분 보도합니다. 오늘(29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 사안으로 사설이나 칼럼을 게재한 곳은 한겨레 뿐입니다. 사설 간단히 인용합니다. 

“황교안 대표가 참여한 당 공식 행사에서 이 영상을 상영하고 환호하는 모습은 ‘무개념 자유한국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 민주주의 아래서 대통령을 얼마든 비판하고 풍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당이라면 최소한의 지켜야 할 품위와 금도가 있는 법인데, 이 영상엔 대통령을 향한 적대적 감정만 여과 없이 담겨 있다.” (한겨레 10월29일자 사설 <도 넘은 대통령 비하, ‘벌거벗은 자유한국당’>) 

한겨레도 지적했지만 한국당은 “최근 ‘조국 사퇴 표창장’으로 빈축을 샀고, ‘패스트트랙 저지 공천가산점’을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상 파문’까지.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승리감에 취해 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언론이라면 ‘종합적으로’ 한번 지적해줄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언론은 조용합니다. 단순 스트레이트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런 영상이 제작됐다면 조중동이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을까요? 보수의 품격은 ‘보수’가 스스로 지키길 바랍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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