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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에선 볼 수 없는 ‘검찰개혁 시국선언’ 기사[신문읽기] ‘조국 퇴진’ 시국선언은 ‘실시간’ 보도…노골적 편파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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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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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6  10:17:55
수정 2019.09.26  10: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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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사퇴 요구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전국 대학교수가 2500명을 넘어섰다. 그 대표들이 19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최종 서명 숫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2016년 11월 국정 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전국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참여인 수 2234명을 넘어선 숫자다.” 

지난 19일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조국 퇴진’ 시국선언 교수 2500명 돌파… 親文, 실명참여 교수들 신상털기 나서>입니다. 이른바 ‘조국 퇴진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의 주장과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국 퇴진’ 시국선언 주목한 조중동 … 검찰 개혁 시국선언은? 

조선일보는 이날 뿐만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 종합·사회면 주요 기사로 다뤘습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비슷합니다. 제목만 간단히 살펴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시국선언 교수 2100명 넘자… 親文 ‘가짜 서명’ 훼방작전> (조선일보 9월18일 12면)
<“사회정의·윤리가 무너졌다” 교수 1000명 시국선언 서명> (조선일보 9월17일자 5면)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 ‘조국 시국선언’> (중앙일보 9월19일자 사설)
<교수 1000명 시국선언 서명 “조국 임명 사회정의·윤리 무너졌다”> (중앙일보 9월17일자 3면) 
<‘촛불정부’ 첫 대규모 교수 시국선언에 담긴 절망과 분노> (동아일보 9월18일자 사설)
<“조국 장관 임명으로 사회정의-윤리 무너져” 전국 교수 1100여명 시국선언 서명> (동아일보 9월17일자 6면) 

조중동은 ‘조국 퇴진’과 관련한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 거의 매일 주요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것 자체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통상적인 시국선언과 다른 부분이 발견됐음에도 조중동은 이런 부분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할 때 실명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실명 참여’가 많다는 점 △일부 참여교수들이 ‘뉴라이트 활동’과 ‘동성애반대’ 운동 등에 참여해 논란을 빚었음에도 조중동 기사에는 ‘시국선언 몇 명 돌파’ 같은 부분만 주목했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검증은 없었고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내일(27일) 참여교수 명단을 공개한다고 하니 정확한 참여인사와 규모 등은 조만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 1월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흥사단,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 등 6개 단체 관계자들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5500여 명 넘어선 ‘검찰개혁 시국선언’ 교수·연구자…조중동 지면에선?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국 퇴진’ 시국선언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던’ 조중동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교수·연구자들이 ‘검찰개혁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모른 척’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시급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참여자가 24일 기준으로 5500명을 넘어섰지만 조중동은 기사는 물론 사설에서도 언급이 없습니다. 

물론 5500여 명이란 숫자에도 ‘허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동규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어제(25일) 페이스북에서 “24일 자정 기준 필터링 거치지 않은 총 서명자 숫자는 5,590명”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참여 인원은 필터링과 검증 등을 거쳐 최종 확인될 거라는 얘기입니다. 

‘필터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조중동이 보도에 주저하는 걸까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조국 사퇴’를 주장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거의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는데도 불구하고 사회면 주요 기사로 보도했던 곳이 조중동입니다. 

더구나 ‘검찰 개혁’ 시국선언은 비공개도 아닙니다. 구글 공용문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검찰 개혁’ 서명운동은 서명자의 이름과 학교, 학과까지 모두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서명 대상자를 대학교수, 시간강사, 연구자로 제한하고, 허위 서명자를 가려내기 위해 소속이나 이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국 사퇴 익명 시국선언’보다 참여자들이 더 정확하지만 조중동은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중앙일보는 오늘(26일) ‘시론’에서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이유>(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는데 ‘조국 사퇴 시국선언’ 목소리를 주목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한마디로 정리하면, 조중동이 ‘검찰 개혁’ 시국선언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고, 이들 신문이 ‘검찰 개혁’보다 ‘조국 사퇴’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계적 중립(?) 차원에서 ‘조국 사퇴 시국선언’과 ‘검찰 개혁 시국선언’을 비슷한 크기로 다룰 법도 한데 조중동은 대놓고(!) 편파적입니다. 

오늘(26일) 오전 10시 ‘시급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일동’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발표와 함께 서명에 참여한 교수·연구자의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조중동의 내일(27일) 지면이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군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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