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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신뢰하지만 답답한 상황…토착왜구가 너무 세다”[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72] ‘4·16 희망목공소’ 박인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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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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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5  17:29:13
수정 2019.08.05  18: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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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세운 협동조합 ‘4·16 희망목공소’로부터 선물 받은 독서대와 도마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에 “4·16 희망목공소는 세월호 희생 단원고 학생들의 엄마, 아빠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이분들이 죽은 느티나무 가로수와 참죽나무로 근사한 독서대를 만들었는데, 제일 먼저 제게 보낸다며 보내주셨다. 아내에게는 튼튼한 특수도마를 만들어 보내주셨다”라면서 “우리 부부에게 보내주신 것은 희망이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4·16 희망목공소’ 중심엔 안산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가 있다. 화정교회는 세월호 희생자인 고 유예은 양이 출석하던 교회다. 박 목사는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유가족을 도왔고 2017년엔 세월호를 잊지말자는 의미로 306개 독서대를 제작하기도 했다. 어떻게 문 대통령에게 독서대와 도마를 선물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목공소에서 지난달 30일 안산에서 박 목사를 만났다. 다음은 박인환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박인환 목사 <사진=박인환 목사 제공>

“독서대 보고 ‘좀더 열심히 잘 챙겨야지’ 마음 갖도록 선물 보내”

- 4·16 희망 목공소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 독서대와 도마를 제작해 선물로 보내셨잖아요. 문 대통령이 SNS에 올려 화제가 되었어요. 대통령의 글은 보셨어요?

“읽어봤어요. ‘이분들이 저희에게 독서대와 도마 보낸 건 희망이었습니다’라고 간단히 쓰셔서 뭘까 했어요. 그런데 제가 남북통일 염원하는 마음과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마음을 담아서 보내드린다고 편지를 썼거든요. 그게 우리 희망이잖아요. 그것 보고하신 말씀인가 하는데 모르겠네요.”

- 문 대통령 부부에게 독서대와 도마를 선물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가끔 엉뚱한 일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초기 유가족이 광화문에서 단식할 때 같이 하셨잖아요. 제가 가보니 눈을 끔뻑끔뻑 하며 앉아있는 모습이 눈이 맑고 정치적 쇼를 하려고 앉아있는 거 같지는 않더라고요. 세월호의 아픔에 공감에 진지하게 앉아계신 모습을 봤는데 그게 인상에 남았어요.

어느 날 독서대 하나 만들어 대통령님께 선물을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두 가지를 염두에 뒀습니다. 하나는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거 같은데, 대통령께서 세월호 가족들이 보내드린 독서대를 보고 ‘그렇지 내가 좀 더 열심히 잘 챙겨야지’란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할 것 같았고요. 또 하나는 대통령이 416가족을 끔찍이 생각하신다면 SNS에 날려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그럼 광고효과가 있잖아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관심만 좀 더 가지시기만 해도 좋은 일이지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리셨네요. 감사한 일이죠.” 

   
▲ 세월호 유가족들의 협동조합인 ‘4·16 희망목공소’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선물한 독서대와 특수 도마. <이미지 출처=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 글이 올라왔을 때 기분 좋으셨겠어요?

“그럼요. 제 아내가 그걸 보고 카톡으로 보냈더라고요. 기분 좋죠. 416가족이 참사 규명과 책임자 처벌 원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 4·16 희망 목공소는 세월호 유가족이 세운 협동조합이잖아요.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참사가 2014년 일어났잖아요. 다음 해인 2015년부터 기독교가 목요기도회(매주 목요일 오후 7시)와 찾아가는 예배(매 주일 오후 5시)를 시작했죠. 제가 감리교 목사인데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했더니 유가족인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나 주일날 방황하니까 와서 예배 인도해 달래요. 그래서 감리교를 중심으로 순번 정해서 했고요. 예장 통합 측 젊은 목사와 신학생들이 목요 기도회를 시작했어요.

목요기도회 참석한 누군가가 목요기도회에 오신 안홍택 목사님이 목공 하는 목수라는 걸 알고 자기들도 배울 수 있냐고 묻대요. 그래서 안 목사님 만나고 얘기한 당사자 만나 목공 배우고 싶냐고 물었더니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대요. 안 목사님에게 물으니 일주일에 한 번 가르쳐 줄 수 있대요. 감리교에 세월호 성금이 있으니 목공에 필요한 기본 연장을 신청해 시작하자고 했고 그해 8월에 감리교 감독 회장이 와서 기도하고 시작했죠.

목공방에 나오는 아버지들이 밤잠을 자기 시작했다는 둥 좋은 얘기들이 나오더라고요. 옆에서 열심히 도왔죠. 애초 시작할 때 제가 감리교 감독 회장님께 ‘세월호 가족들 직장으로 못 돌아갈 거다. 이걸 우리가 잘 지원하고 도와주면 나중에 회사로 발전에서 그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거든요.

작년에 안 목사님 포함 목공방 식구 8명을 제가 인솔해 미국 다녀왔어요. 다녀오자마자 협동조합으로 출발한 거예요. 물론 미국 가지 몇 년 전부터 안홍택 목사님과 같이 협동조합설립을 위해 힘을 모아왔었지요.” 

- 작년에 시작했으면 1년인데 해보니 어때요?

“1년 되었지만, 세월호 부모들은 다 상처가 있다 보니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사소한 일로 화내고 서로 다투는 일도 많습니다. 상처가 아물거나 쉽게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또 몸이 병원 출입하는 것은 일상이 된 그들 옆에 있겠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목사 둘이 고민하고 있어요.”

- 9명이 하면 어떠세요?

“조합원은 미국의 김찬국 목사님까지 포함해서 10명이에요. 출자한 조합원 가운데 목사 셋 빼면 유가족은 7명이죠. 그러나 벌써 한 사람은 안 나오고 있고 엄마 세 분 아빠 세 분이에요. 아버지들은 상근하고 엄마들은 매주 회의 때 나오고 일이 많을 때 나와서 함께 일합니다. 목공 할 땐 다들 좋아하는 거 같고 목공 자체가 힘들지는 않아요. 아직 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만드는 재미가 있어요. 또 세월호 활동가들이 찾아오면 선물도 줄 수 있으니 좋아요.”

- 목공의 매력은 뭔가요?

“일단 목공을 하게 되면 몰두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들이 잡념도 안 하게 되고 마음의 상처도 그때만은 잠깐 잊을 수 있는 게 좋은 거 같고 계속하니 기술이 좋아져서 그럴듯한 작품이 나오잖아요. 성취감도 있죠. 국민적 관심도 멀어져 가는데, 세월호 유족들이 활동하는 합창단, 연극단, 목공소가 뭐 규모가 대단한 건 아니지만 세월호 유족들을 지탱하는 한 축의 기둥 같은 생각이 듭니다.” 

- 판매해야 수입이 될 거 같은데 판매 어떻게 하시나요?

“저희는 못이나 철물 안 쓰고는 장부맞춤 제품을 만드는데, 보통 나사나 못을 사용하는 기법보다는 시간이 몇 배 들어요. 그러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그걸 누가 알아주나요? 비싸게 받아야 하는 데 그럼 안 사니 가격을 낮춰서 해왔어요. 그러니 아직까진 아버지들 월급 가져갈 만큼은 안 돼요. 제가 자칭 영업 상무라서 교회 쪽에 성찬상, 기도 의자, 십자가 등으로 몇 천만 원 매출을 했어요. 그러나 그거로는 한계가 있고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데 안산시 희망마을에서도 그 일을 위해 돕고 있고, 안산지역의 작은 도서관 등 여러 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사진 출처=박인환 목사 페이스북>

- 혹시 인터넷 쇼핑몰 만들 생각은 없으세요?

“그런 얘기는 모이기만 하면 하죠. 그러나 능력이 안 돼요. 목공소 모이는 엄마, 아빠들이 그걸 만들어 운영할 힘이 없어요. 혹시 전문가가 자원봉사로 붙어서 해주면 몰라도 저희로는 안 되는 거 같아요. 페이스북에 페이지 열어놓은 정도죠.”

- 종류는 어떤 게 있나요?

“개소식할 때 각자 샘플을 만들었어요. 저는 콘솔 만들었는데 어떤 사람은 식탁 테이블 세트, 어떤 사람은 화장대 세트, 어떤 사람은 책장, 어떤 사람은 책상, 침대 등 한두 가지씩 만들었는데 그건 주문 받기 위한 샘플이고 지금까지 그 일 하며 중간중간 기도대 같은 거도 만들고 십자가나 세월호 리본도 만들고요. 나무로 만드는 건 모든 걸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앞으로 모든 거 할 수 있으니 다하지 말고 경제성이 있는 거 하자고 하죠. 그래도 주문하면 다 만들 수 있어요.” 

- 목공 작업하시며 느끼시는 보람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 교회 예은이의 희생에 마음 아파서 세월호에 발을 들여놓았죠. 예은이 부모의 곁을 조금이라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어쨌든 5년 동안 안산에 있는 목사 하나가 다른 힘은 없더라도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 되겠다 싶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지내왔고 더구나 목공소 차리는 데 도움이 되었고 좋은 일이 생겨가니 보람되죠.

또 거기 모이는 엄마·아빠들이 목공 작업이나 공동활동을 통해 마음의 근본 치료는 안 되지만 때때로 위로도 받고 하니 그것도 보람됩니다. 작년에 미국 부루더호프 공동체를 갔을 때 한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416참사 후 안산을 벗어나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제가 미국 가자고 했을 때 처음엔 안 갈까 했는데 용기 내어 오기를 잘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감사하더라고요. 트라우마 때문에 갇혀 살던 엄마가 목공소 때문에 미국까지 와 넓은 세상 본 거잖아요. 오늘도 목공소에 다녀왔는데 세월호 아빠들과 함께 대패질도 하고 점심 식사하고 커피 마셨죠. 그런 것 하나로도 그들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합니다.”

- 앞으로 계획은 뭐예요?

“416 목공소가 일단 엄마 아빠들이 월급 가져갈 수 있는 회사로 안정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항상 세월호에 관심 있는 사람은 다 생각하겠지만 출구전략이 없는 거예요. 출구는 단 하나죠. 참사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질 사람 처벌하는 게 출구죠. 그게 안 되면 출구전략 없는 거죠. 5.18 때 전두환 씨가 총 쏘라고 한 건 누구나 다 아는 건데 법적으로 안 밝혀지죠. 이렇게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죠. 문재인 정부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그냥 가야 해요. 제가 독서대 만들어 보낸 거도 ‘우리가 대통령님께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러니 세월호를 더 신경 쓰십시오’란 의미가 있죠.” 

   
▲ <사진 출처=416희망목공협동조합 페이스북>

“전광훈, 상식과 예의도 없는 사람…한기총 5%도 안돼”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월호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실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 2년 어떻게 평가하세요?

“전 문 대통령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70년 동안 일제 잔존 세력이 유지한 나라다 보니 요즘 말로 토착 왜구가 너무 센 거죠. 그리고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역시 정치꾼들이다 보니 몸 사려요. 보기에 결기 있게 세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조용한 사람이 더 무서울 수도 있어요. 전 문 대통령님이 후자길 바래요. 생각하는 걸 잘 진행하면 좋겠어요.” 

- 답답하진 않으세요?

“답답하죠. 남북관계도 그냥 가면 되죠. 그러나 한국당 등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며 공격을 하니 대통령도 운신의 폭이 좁지 않나 생각하고요. 그러나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믿습니다.”

-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한기총 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잇따른 막말과 정치적 행보로 기독교까지 욕보이고 있잖아요. 전 목사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막말을 해 비판받기도 했죠. 전 목사의 행보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전광훈 씨는 목사이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기본 상식과 예의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한기총은 3%도 안 돼요. 하지만 교회 모르는 사람은 기독교가 다 그런 줄 알죠. 전 목사로서 억울해요. 전 전광훈 목사를 정상으로 보지 않는데, 참 안타까운 곳은 목사들 중에 전광훈 목사와 같은 의식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입니다. 전광훈 목사처럼 험한 막말은 하지 않더라도 속에 감추고 있는 이들이지요.

한국 기독교가 일제시대때 독립운동 많이 했어요. 그러나 소수였죠. 더 많은 목사는 일제에 부역하고 신사참배하고 일본이 우리나라라고 가르쳤죠. 항상 의로운 편에 선 건 소수예요. 이제는 의로운 자들을 공격하는 가짜뉴스들이 이전보다 더 그럴듯하게 더 많이 전파되고 있다는 점에서 절망감이 듭니다. 과연 한국교회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 희망이 없다고 보세요?

“이대로라면 희망이 없죠, 얼마 전 감리교 장로회장님을 만났더니 ‘목사님 세월호 다 끝났는데 아직 세월호 배지 달고 다니십니까’라면서 대표인 지도자들이 대개 보수적이어서 그러니 앞으로 우리와 많이 만나실 텐데 생각 좀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새물결 회장으로 만났거든요. 끝나고 새물결 총무이신 목사님께 ‘새물결이 감리교회의 바로 섬을 위해 결성된 단체인데 회장인 내가 세월호 배지 달고 다니는 것이 같이 힘을 합쳐야 할 평신도지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이라면 세월호 배지를 떼기보다는 세물결회장직을 내려놓는 게 맞는 것 아니냐? 내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면 정치적 이득은 보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내 양심에 충실한 것 아니냐’란 얘기를 했습니다.

한국 기독교 전반이 기독교 신앙과 전혀 다르고 엉뚱한 것에 목숨 걸고 있어요. 아파하는 사람과 같이 아파하고 예수님처럼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게 기독교 모습인데 그런 사람 좌빨이라며 정죄합니다. 그래서 서글픕니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뒤쪽)와 재정소위원회 김정환 위원장(앞쪽)이 지난 7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횡령과 사기, 공금유용 의혹 등을 제기한 뒤 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문 대통령과 참모들이 파이팅하면 좋겠어요. 세월호 가족들은 각자 상처가 깊다 보니 작은 일 하나에도 평정심을 잃어버리는 때가 있는 것 같은데 하나로 똘똘 뭉치면 좋겠습니다. 병든 자 소외된 사람 곁에 서는 게 예수님의 복음을 따르는 삶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 진정으로 보수적인 사람 아닌가요? 한국교회의 신학적 정립이 필요한 것 같고요, 목사나 그리스도인들이 자기와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다르다고 하고 정죄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보다 예수님이 어떻게 말씀하셨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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