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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홍석현 신문’인가[신문읽기] ‘홍석현’은 대서특필 ‘하태경’은 축소…중앙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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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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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2  11:11:48
수정 2019.07.12  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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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내키지 않더라도 아베 만나 대화로 풀어야”>

오늘(12일) 중앙일보 10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전문가들이 11일 연례 학술회의를 개최해 한·일 갈등의 해법을 모색했다는 내용입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사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입니다. 중앙홀딩스는 중앙일보가 포함된 중앙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쉽게 말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중앙일보 ‘사주’라는 얘기입니다.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홍석현 회장을 ‘철저히’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사장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건 공정하지 못합니다. 홍석현 회장이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엄연히 중앙홀딩스 회장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앙홀딩스 회장 ‘직책’ 지우고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만 언급 

‘이해충돌방지 원칙’을 고려하면 독자들을 위해 정확히 소개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홍 회장이 자신들의 ‘사주’라는 언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습니다. 중앙일보 기사가 가진 첫 번째 문제입니다.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홍석현 회장이 중앙일보 ‘사주’이고,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이긴 하지만 ‘학술회의’가 기사 가치가 있다면 지면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지면배치였는가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등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학술회의 참석자들 면면이 화려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10면을 전부 할애해 ‘학술회의’ 기사를 배치하는 건 지나칩니다. ‘오버’라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인터넷에는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환영사 전문>까지 실었습니다. 이미 기사에서 많은 비중으로 소개한 ‘홍석현 이사장 발언’을 굳이 이렇게까지 전문을 실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중앙일보 ‘사주’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아니었다면 ‘이런 지면배치’는 힘들었을 거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중앙일보 기사가 가진 두 번째 문제점입니다. 

하태경 “일본, 북한에 전략물자 반출” … 중앙일보 ‘살짝’ 언급 

중앙일보 해당 기사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형평성’입니다. 어제(11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의 대북 밀수출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에서 입수한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에서 1996년부터 2013년까지 17년동안 30건이 넘는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하태경 의원은 이 중에는 핵개발·생화학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내용을 오늘(12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주요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사설을 실은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24면 <[이영종의 평양 오디세이] 느슨한 정부의 대북 제재 고삐…틈새 파고 든 일본>에서 ‘아주 살짝’ 언급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저는 이 사안이 중앙일보처럼 작게 취급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한국이 일본산 불화수소의 수출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북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일본 정부의 적반하장식 주장을 반격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무엇보다 중앙일보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참여한 한반도재단만들기 학술회의는 ‘한 면’에 걸쳐서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정작 하태경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은 ‘몇 줄’ 그것도 회의적으로 언급하는데 그칩니다.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가 자국 기업의 전략물자 북한 불법수출을 적발해 작성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중앙일보 사주 기사는 ‘한 면’ 배치…하태경 의원 기자회견은 몇 줄 언급이 전부? 

중앙일보 10면 기사 제목이 <“문 대통령, 내키지 않더라도 아베 만나 대화로 풀어야”>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일보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대략 드러난 게 아닌가 – 저는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했듯이 “공포감을 조성하며 한국을 몰아붙인 일본의 철면피한 행동에 말문이 막히는” 상황인데 중앙일보는 ‘사주 행사’를 주요 기사로 배치하면서 “한일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풀어야 한다”는 뜬구름 잡는(?) 얘기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가 ‘홍석현 신문’인지 제가 묻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경향신문 사설 <정작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건 일본이었다니>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중앙일보가 꼭 들었으면 하는 얘기라서 인용합니다. 

“전략물자 수출관리를 문제 삼아야 할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을 상대로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다니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말 그대로다 … 일본 정치권과 언론들은 더 이상 한국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아무리 분쟁 중이라고 하지만 가짜뉴스까지 동원해서야 되겠는가. 정부는 앞으로도 일본의 근거 없는 음해공세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처할 것을 당부한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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