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도중 자리 뜬 김성태.. 장애아동 학부모 “제발 도와달라” 호소

남인순 “장애아동 학부모 무릎 꿇게 하는 현실…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 지역 주민과 장애인 학부모 등이 참석해 토론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 지역 주민과 장애인 학부모 등이 참석해 토론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장애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우리 아이들은 혐오시설이 아니다”고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다.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2차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 토론회’에서 장애아를 둔 한 학부모는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가까운 학교에 가는데 저희 아이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에서 두 시간 전부터 학교에 가려고 나와야 된다”며 “여러분들도 부모고 저도 부모”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장애가 있건 비장애인이든 학교는 가야되지 않겠나”면서 “욕을 하시면 욕 듣겠다. 모욕을 주셔도 괜찮다.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다. 그런데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장애 아이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지 않나. 여러분께서 조금만 마음을 열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자리에는 해당 부지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총선 공약으로 내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도 참석했다.

발언 중 김 의원이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본 이 학부모는 “김성태 의원님 가시지 마시고 제발 저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김 의원은 끝내 현장을 떠났다.

두 명의 장애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 너무 순수하다. 절대로 혐오시설이 아니다. 제가 우리 아이들이한테 배운 것을 여러분들에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큰절을 올렸다.

2차 토론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자, 장애 아동 학부모들은 “저희가 강서구 주민여러분들께 학교 짓게 해달라고 사정하겠다”며 무릎까지 꿇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7일 SNS를 통해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이 아님에도, 부모들을 무릎 꿇게 하는 부끄러운 현실을 개탄한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시정하고자 애써 왔음에도, 서울 강서구에서 벌어진 현실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CBS 변상욱 대기자는 “강서구에서 벌어진 특수학교 설립 공청회 광경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모습과 자꾸 겹쳐진다”면서 “물론 그 정도야 아니지만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싶고 무릎 꿇는 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해주시기를(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전우용 역사학자는 장애인 특수학교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히고는 “장애인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에 불편 끼치는 거 전혀 없다”면서 “인간을 잔인하게 만들고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건, 오히려 장애인을 배척하는 마음”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서울시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1만 2천여명으로, 이중 4천4백여명(35%)만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강서구 관내에만 645명, 이들 가운데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은 204명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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