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7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에 대해 “만에 하나 무죄가 선고된다면 국민의 사법부 불신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날 SNS에서 그럴 경우 “새로운 증거가 속출함에도 그에 대해서는 영원히 단죄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박 교수는 “소위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사건의 개개 범죄행위는 따로따로 처벌받지 않고 포괄적으로 처벌되는 소위 포괄일죄 관계로 보여 지기 때문에 후일 새로운 사실관계가 밝혀져도 이미 법원의 최종판결이 있었다는 이유로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이날 오후 2시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66) 전 원장과 이종명(60)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59)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원 전 원장 등은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13년 6월 기소됐다. 2014년 9월 1심 재판부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원 전 원장에게 징역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원 전 원장을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7월16일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원 전 원장은 2015년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박찬운 교수는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검찰이 며칠 전 재판부에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좀 더하자는 취지에서 변론재개신청을 했음에도 재판부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 선고를 강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사건 공방의 핵심은 증거싸움”이라며 “지난 2년간 박근혜 정권 하에서 쉽지 않았다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당시 이 사건 범죄행위를 실행했던 국정원 내부직원의 자백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도라면 재판부는 의당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다시 열어 검찰로 하여금 증거를 제출케 하고, 증거조사와 함께 공소장 변경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만에 하나 ‘원세훈 무죄’가 나올 경우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범죄인이 처벌을 받지 않는 사태, 그 아래 사람들만 처벌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그러면 사법부 불신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나의 불행한 예측이 쓸데 없는 걱정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라면서 재판부의 공정하고 엄정한 판결을 기원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고 공판을 예의주시하며 SNS 등을 통해 사법부 개혁 촉구, 국정원 적폐청산 등의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012년 12월 16일 경찰과 국정원의 조작된 중간수사결과 발표만 아니었다면”이라며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도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반드시 공직선거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 이상 선고해서 단죄하고 원세훈의 상관 이명박도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원세훈에게 무죄 혹은 집유 선고나면 사법부는 정의의 소각장임을 선고하는 셈이다”(sage*******), “변론재개 요청에 재판부는 왜 불허했나, 법원도 정의로운 개혁이 필요하다, 기득권 만명에게 평등한 법 말고 만인에게 평등한 법이 되길 바란다”(바람***), “재판부를 신뢰할 수 없다. 사법부가 판결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갑질하고 있다”(돌**), “검찰개혁과 동시에 사법개혁이 절실한 때임. 아직도 독재정권의 하수인 노릇하던 습관이 몸에 밴 사법부 다수의 판사들, 청소할 절호의 기회다”(아**), “사법부를 이번에 확실히 알 수 있겠어. 이거가 무죄거나 집행유예라면 공중분해 시켜야지”(azu*********)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