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우) <사진제공=뉴시스>

정의당은 원세훈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표적 1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는 보도와 관련 28일 “국정원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 그 배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정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추혜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원의 정치공작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 지시가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추 대변인은 “원세훈 국정원장 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날 2009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직후 국정원이 심리전단을 동원해 나선 첫 여론조사 대상은 노 전 대통령이었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국가보안법 반대 글에 대한 대응활동을 지시했다는 것. 

노 전 대통령의 “우리가 국가보안법을 반대한 이유는 그것이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글에 대해 원 전 원장은 반박심리전을 주문했고 심리전단은 지시 다음날부터 방송과 극우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사이버 여론에 대응했다. 

그해 5월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에도 원 전 원장은 심리전 대응을 지시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이 좌파에 있다는 것을 알리라’고 했고, 이에 심리전단은 ‘좌파 제압 논리를 개발해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반면 원세훈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우호적인 여론조성을 위해 노골적인 여론조작을 지시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대통령과의 대화’ 등과 관련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 대통령을 향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사이버심리전을 펼쳐야 한다’고 지시했고 보수단체나 언론 등을 동원한 결과가 자세히 원 전 원장에게 보고됐다. 

추 대변인은 “그동안 의심만 했던 공작정치의 실상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낱낱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에도 ‘논두렁 시계’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부정적 여론을 조성한 것도 국정원”이라며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주역 중 하나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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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추 대변인은 “국정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긍정적 여론을 위해 총역량을 집중했다”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 국정원 활동을 격려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원장과의 독대를 부활시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부 사업에 반대하는 개인을 특정해서 심리전단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국정원을 동네 양아치로 활용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을 보내서 사회적 멱살을 잡아 떼로 덤벼 두들겨 패는 것이다, 다시는 그런 생각을 못하게”라고 말했다. 

김씨는 “전직 대통령이나 민간의 전문가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면 국정원이 떼로 투입됐다”면서 “국정원이라고 하는 굉장히 고급 집단, 정부집단을 동네 깡패처럼 활용한 것”이라고 했다. 

또 김씨는 “박근혜정부 시절에 안 했겠나, 더했으면 더했지 덜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