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석기, 나경원, 이은재, 이장우, 이종배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세월호 배지를 가슴에 달고 인사청문회에 임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세월호 배지를 다신 것처럼, 천안함 배지도 달고 연평해전에 대해서도 기리는 마음을 가지시라”고 지적했다.

30일 나경원 의원은 유례없이 1박2일로 진행된 김상곤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한 전날 김상곤 후보자의 답변을 문제 삼으며 이 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헌법수호의 의지, 헌법가치 존중의 의지가 굉장히 의심스럽다”며 “어제도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 ‘폭침 맞습니다’라고 답변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 이렇게만 말씀하셨다. 저희가 어떻게 후보자에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겠나”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오늘 세월호 배지를 달고 나왔다.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저도)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저희가 안타까워해야 할 죽음은 굉장히 많이 있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이 제2연평해전 15주기였음을 상기시키며, “그때 제2연평해전에서 죽은 장병들의 사망 보상금은 3048만원에서 5742만원이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배상금은 4억6000만원이었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는 이러한 죽음에 대해서 잘 예우해 주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김상곤 후보자는 “세월호 배지라고 일컬어지는 이 노란 배지는 우리 아이들의 희망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배지”라며 “저는 더더구나 세월호 사고 직전까지 교육감을 한 사람으로서 단원고 학생들이 그렇게 희생된 것에 대해 지금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 배지를 패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세월호 배지를 단 걸 비난한 게 아니다”면서 “그 죽음(천안함‧연평해전)에 대해서 국가에서 무엇을 더 중요시해야 될지 올바른 국가관을 아이들이 갖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더 해야 될지 제대로 된 교육을 하시란 이야기다. 그 점 명심해달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는 SNS에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지지율 7%밖에 못 받는 이유가 나경원이 같은 생각과 말을 하기 때문”이라며 “당신보고 세월호 배지 달아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 세월호 배지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욕 한마디 하고 싶은데 참는다”고 꼬집었다.

꾸준히 세월호 현장을 지켜온 ‘미디어몽구’ 김정환 씨는 김 후보자의 팽목항 방문 당시 사진을 공유하고는 “종종 팽목항에 혼자 와서 침몰 현장을 향해 말없이 바라만 보고 조용히 돌아간 사람이 김상곤 후보자”라며 “나경원 의원이 세월호 배지 달고 청문회 임했다고 태클거는 게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아이디 ‘@LJ*****’는 “연평해전을 지휘했던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를 반대하는 당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는 김상곤 후보자에게 할 소린 아니지”라고 힐난했다.

네티즌 ‘종**’는 “왜 세월호와 연평해전을 연결하시나? 그들의 보상금이 적다면 당신이 법안 발의를 해서 법을 수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 일 하라고 (국회의원)뽑은 것이고. 사학법 반대하거나 자위대 창립기념식에 가라고 뽑은 게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밖에도 관련기사에는 “연평해전과 세월호가 비교대상이냐?”, “자위대 행사에 갔던 자가 연평해전 운운하니 이질감이 크다”, “나경원 의원 제정신입니까? 어린 학생들 수백명을 수장시켰던 정부의 여당 의원이 아직도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있네요. 연평해전은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배지 달면 연평해전 생각하지 않는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죽음을 생각하시면서. 나라에 세금은 다 내심?”, “세월호를 여전히 이념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단 소리”, “서울에서 친일 행사에 참석하는 당신은 독립투사들을 떠올려봤나요?”,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학생들 죽음 슬퍼하는 게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는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