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의 딸 김모씨가 지난 2012학년도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면접과정에서 “자신은 ‘나경원의 딸’이라며 본인의 신분을 노출하는 말을 했지만, 학교 측은 김씨의 부정행위가 정신 장애에서 비롯된 단순 실수라고 감싼데 이어 실기면접 준비를 소홀히 한 김씨에게 또 다른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신분을 노출한 김씨를 두둔하거나 편의를 제공한 이는 김씨가 지원한 실용음악학과의 학과장인 이병우 교수로, 그는 나 의원의 딸이 입학한 이듬해 열린 2013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다. 당시 스페셜 올림픽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었다.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딸 입시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이병우 교수 평창 스페셜 올림픽 개‧폐막식 자문 위원 임명이 딸의 입학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경원 의원은 답변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나 의원을 직접 찾아가거나 이메일 질의서 송부, 보좌진에까지 통화를 시도했지만 나 의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이와 관련 매체는 “나경원 의원은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고 줄곧 말해왔다”며 “그러나 자신의 딸을 둘러싼 특혜 입학 의혹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취재 당시 해당 의혹과 관련,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던 나 의원은 보도가 나간 다음날인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타파 언론보도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제 아이는 정상적인 입시 절차를 거쳐 합격했다. 당시 다른 학교 입시전형에도 1차 합격한 상황에서 성신여대에 최종합격하여 그 학교를 택했을 뿐”이라며 “이것을 특혜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특혜’와 ‘배려’는 다르다”며 “장애인은 사회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휠체어를 빼앗고 일반인처럼 걸어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관출신 나경원이 아니라, 정치인 나경원이 아니라 아픈 아이를 둔 엄마 나경원으로서 반드시 왜곡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짜 점심은 없다?’…“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뭘 기대했을까”

성신여대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실용음악학과에 응시한 2011년도에 장애인 전형을 처음 도입했다.

<뉴스타파>는 “공교롭게도 같은 해 5월,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던 나경원 의원이 성신여대 초청 특강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애인 전형 모집요강이 확정 발표됐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매체는 ‘이 학교 실용음악학과에서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특별전형 실기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한 이후 지금까지 더 이상 장애인 입학생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의원의 딸을 입학시키기 위해 입시규정을 바꾼 적이 있는지’, ‘장애인 특별전형을 2012학년도에 도입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심화진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학교 측의 특혜를 받아 합격했다면 합격 시켜준 측에서는 무엇을 기대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2012년 심화진 총장의 비리가 드러나 해임될 뻔한 사건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나경원 의원의 핵심 측근들이 심 총장의 해임을 막는 데 관여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성신학원의 한 이사는 “나경원 의원의 따님이 학교에 들어오는 과정에 있어서, 뭔가 총장이 상당히 배려를 하고 힘을 쏟아줬다는 것을 들었다”며 “공짜 점심은 없는 거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심 총장의 해임을 막는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나 의원의 핵심 측근은 나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모씨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권선거에서 나경원 후보 캠프 법무팀장을 맡은 장모씨로, 이둘은 나 의원의 서울대 법대 후배들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경원 의원 딸 부정입학 의혹에 나 의원도 언론도 묵언수행중”이라며 “특혜를 못받아 떨어진 장애인 수험생들은 괜찮은 건가요?”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