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열흘 앞두고 강경화 후보자를 18일 외교부 장관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함께 온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에게는 꽃다발을 건넸다. 

문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꽃다발을 건네자 이 교수는 머리를 잠시 갸웃했으나 환한 미소와 함께 꽃을 받았다. 이 모습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던 청와대 참모진들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장‧차관급 공직자 임명식 때 함께 온 가족에게는 꽃다발을 건넸다. 

▲ <사진출처=연합뉴스TV 화면캡처>

문 대통령은 강 장관에게 “마음 고생 많으셨죠”라고 위로한 뒤 야당의 반발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이 코앞에 닥쳤고 G20도 다가왔는데 외교부 장관 자리를 도저히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도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한국 외교의 외연도 넓히고, 역량도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달라”며 “반대했던 분들이 ‘아이구 잘못 알았구나’ 생각이 들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외교도 4대국을 넘어서 EU, 아세안 국가들, 아프리카 국가 등 외교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대사들 임명도 개방해서 민간 전문가들, 여성들로 넓히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28일 만에 국회의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외교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정의당을 제외한 야3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독선”이라며 “앞으로 정부조직법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더 못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협치의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며 “편향된 여론조사에 근거한, 일명 ‘여론통치’는 머지않아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임을 미리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사실상 국회와의 협치를 거부하고 국회인사청문회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며 “독선과 오만으로 실패한 정권의 모습을 답습한다면 머지않아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라는 상징적 측면과 더불어 외교 부문에 만연한 폐단들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야당들의 대여 투쟁 움직임에 대해선 추 대변인은 “모든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이 괜찮다고 판단했다면 마땅히 그 뜻을 따르는 것이 공복으로서의 도리”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야당의 정체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협치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대통령에게 있지만, 야당에도 동등하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