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한국 현대사 美에 알릴 수단이라며 기뻐했는데…MBC, 이 무슨 망신?”
‘MBC 6.10항쟁 다큐’의 주인공인 킴 뉴튼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편지 전문이 공개됐다. 뉴튼 교수는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장면을 찍은 외신기자 출신으로,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6월항쟁 당시 찍은 사진과 함께 편지를 전달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해 14일 공개한 편지에는 MBC가 제작한 6월항쟁 30주년 다큐가 상영되기를 바라는 뉴튼 교수의 바람이 담겼다.
MBC는 지난 2월 김만진 PD가 제작 중이던 <6월항쟁 30주년>다큐를 불방 처리했다. 이후 김 PD를 타부서로 발령 낸 후 징계했다.
뉴튼 교수는 편지에서 “대통령님을 뵙고 제가 사진기자로서 1987년 학생들이 주도한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며 찍은 중요한 역사적 사진을 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사진은 1987년 7월8일에 찍은 것으로, 두 학생이 그해 6월 학생운동 중에 죽임을 당한 이한열을 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의 시간이 지나고 사진 속 두 학생은 한국사회의 주요한 일원이 되었다”며 “우상호 의원은 사진 속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이 장면에 고무돼 이 사진을 자신의 집무실에 걸어두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MBC의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저를 찾아낼 수 있었고, 1987년의 6월항쟁의 30주년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참여하도록 저를 초청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튼 교수는 “지난 30년간 저는 한국 정치 상황을 언제나 접해왔고, 사진 기자로서 이 ‘젊은 민주주의’의 탄생에 아주 작은 역할을 했던 것을 늘 자랑스럽게 여겨왔다”며 “그래서 이 ‘중요한 역사 다큐멘터리’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이 기회를 영예롭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3월부터 저는 이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수 없게 한 ‘정치적 상황’에 대해 알게 됐고, 이 이야기가 대중에게 보여지지 못하게 됐다는 것을 알고 슬픔에 빠졌다”고 적었다.
그리고 편지 말미에 “저는 이곳에 정치적 목소리를 내러 온 것이 아니라 순수한 목격자의 한 사람으로서, 언젠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로 이르게 되는 길에 대한 저의 이야기가 한국 사람들에게 공유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뉴튼 교수에게 직접 받은 사진과 편지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30년의 시간을 넘어, 1987년에, 또한 2017년에 민주주의를 외친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담은 뉴튼 씨의 사진들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소중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뉴튼 씨가 편지 말미에서 밝혔듯 순수한 역사의 목격자로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사진 작업들이 더 많은 우리 국민들에게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그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송일준 MBC PD협회장도 SNS에 뉴튼 교수와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뉴튼 교수는 지난 번 나와의 사적인 인터뷰 때 다큐가 완성되면 김만진 피디를 도와 미국의 여러 영화제에도 출품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현대사를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수단으로서 이런 역사 다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자신이 거기 참여하게 된 사실이 너무 기쁘다고도 했다”며 “대통령에게 건넨 편지에서까지 MBC의 제작중단 조치를 언급한 것은 뉴튼 교수의 실망이 얼마나 큰 것인지 말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무슨 망신인가. 김장겸체제 MBC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하는 이유. 너무 많아 열거할 수조차 없다”고 성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