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박 대통령에 대해 ‘고령의 연약한 여자’라며 주 4회 재판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발언을 두고 SNS 상에서는 어이없다는 뉘앙스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린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제공=뉴시스>

<연합뉴스>의 7일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이상철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기 전에 고령의 연약한 여자”라며 “매주 4차례 출석해 재판을 받는 자체를 체력 면에서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요즘은 대부분 입식 생활을 하는데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좌식으로 생활 패턴이 갑자기 바뀌어 관절이 좋지 못하고 다리와 허리가 아픈 증세를 보인다”고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언급하며 “매주 4번씩 재판받으라는 것은 초인적인 인내로 고통을 감당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예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한 사람의 평범한 피고인이기도 하지만 전직 국가 원수”라며 “비록 현재 영어의 몸이나 국민 과반의 지지로 수반이 된 우리 모두의 영원한 전직 대통령이며 공과를 떠나 예우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들이 이어졌다. SNS상에는 “정말 워딩 하나하나가 짜증 대 폭발”(@so*******),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재판보다 몇갑절은 힘든 일인 한 나라를 책임지고 끌고갈 생각을 했을까”(@se*********) “누가 자꾸 ‘연약한 여자’ 프레임 씌우지요?”(@YO****) “제발 좀 여자타령 그만해라”(@si*********) “법앞에 모두가 평등하다”(@y*******) 등의 반응들이 쏟아졌다.

아이디 ‘DA*****’는 “연약한 여자라는 키워드 쓰는거 반댈세... 특히 공적 업무 영역에서...”라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연약한 여자라서 기말고사 일주일 못 볼것같습니다. 교수님”이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디 ‘ha*********’는 “66세의 중장년이 연약하다고? 그 나이에 우리 엄니는 1200평 밭 다 일구셨다”고 꼬집었다.

SBS 뉴스 공식계정은 ‘박근혜 변호인 “전 대통령 이전에 연약한 여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고 ‘하하하’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한국일보> 공식 페이스북은 “주 4회 재판을 감당할 수 없다”는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의 발언과 관련, ‘주 5일제 직장인들 어리둥절’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겨레>는 ‘#연약한 여자?’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 <사진=한국일보 페이스북 공식 계정 캡처>

‘연약한 여자’라는 표현까지 썼음에도 이 변호사의 요청은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체력적으로 재판을 감당하기 힘들고 변론을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심리할 내용과 증인이 많고 기소된 지 2개월 가까이 지난 점을 고려할 때 매주 4회 재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주 3차례 재판을 하면 새벽까지 재판이 이어지는 일이 많아질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무리하기보다 매주 4차례씩 재판을 열어서 업무시간 내에 끝내는 쪽이 오히려 피고인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방법”이라고도 했다. 또한, “평일 중 수요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요일에만 재판을 열어서 연속 2일 넘게 재판이 진행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이 밖에도 체력 문제나 공판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