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뇌물혐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에 출석해 최순실씨와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유영하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 이경재 변호사, 최순실씨 순.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측이 18가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살인범 어머니’ 비유를 한 것에 대해 신재연 변호사는 24일 “교사범 또는 간접정범으로 처벌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영수특검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했던 신재연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살인범 어머니가 살인범한테 살인을 하라고 지시했다면 살인범의 어머니가 교사범 또는 간접정범으로 처벌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 시켜놓고도 처벌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시 및 관여 혐의를 부인하며 “살인범 어머니에게도 살인죄 책임을 묻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변호사는 “관련자들의 증언이 계속 나오지 않느냐”며 “김종덕 장관은 본인 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면보고 자리에서 잘못된 영화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을 한다, 그래서 편향적인 곳에 지원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살인 지시를 내렸다면 처벌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 첫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로 탄핵된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 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모의‧범행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신 변호사는 “대법원에 여러 판례의 법리를 만들어 놨다”며 “그런 걸 바탕으로 공모관계는 얼마든지 입증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신 변호사는 “최순실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하고 박 전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만나서 재단 얘기를 하면서 출연을 부탁하고, 최순실은 재단에 돈이 들어오면 사적으로 빼돌리기 위해 해외에 회사를 설립”했다며 “일련의 과정들이 기능적 행위 지배라고 하는 분업 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이런 것들을 보면 공모가 묵시적이든 순차적이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 변호사는 “유영하 변호사가 검찰 출신이라 검찰을 잘 알고 있다“며 ”검찰이 들으면 약간 기분 나쁠 얘기들, 돈봉투 얘기 등을 하면서 선제 공격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첫 재판을 평가했다. 

유 변호사는 전날 재판에서 “지금 ‘돈 봉투 만찬’ 사건 감찰이 진행 중”이라며 그런 논리를 검찰에 적용하면 ‘부정처사 후 수뢰죄’로 얼마든지 기소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