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4일 서울을 비롯, 전국에서 ‘박근혜 없는 3월’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19차를 맞은 이날 촛불집회는 탄핵심판전 마지막 집회가 될 것으로 보여 이른 시간부터 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찾았고, 서울에만 95만명(전국 105만)의 인파가 운집했다. 

이날 광장에는 ‘헌재의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촛불민심을 받들지 못한 정치권을 규탄하는 메시지, 3.8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는 구호가 어우러졌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본집회 무대에 오른 한국YMCA전국연맹 이충재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고 구속되어야한다. 이는 적폐 청산의 시작이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며 헌재에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황 대행에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특검 연장 거부는 “국민의 명령에 대한 거부이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스스로가 부패한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에는 “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특검법을 다시 제정해야 한다”며 “부패에 연루된 공범들을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안지중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특검연장은 국민의 75%가 동의했다. 국민의 3분의2가 동의했다는 건 압도적 지지 아니냐”며 “그런데 국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2월 국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 세월호 진실규명, 사드배치 철회,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언론장악방지법, 성과퇴출제 폐기 등 6대 적폐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늦었지만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야3당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정당은 필요 없다”며 “남은 한주 박근혜 탄핵 인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탄핵이후 대통합 대화합 운운하며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촛불 시민들에게 “(탄핵)선고전날 광화문으로, 선고 당일 아침 헌재, 저녁 광화문으로, 선고 주말 광화문으로, 3월 11일 광화문으로 모여달라”며 “국민이 승리하는 그 날,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말 3만 인파로 시작한 ‘박근혜 퇴진’ 주말 촛불집회는 이날로 19차를 맞으며 연인원 1500만을 돌파했다. 시민들은 광장에서 겨울을 맞았고, 이제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도 집회 참가자들은 SNS를 통해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박근혜 없는 3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런가하면 사회활동가 박성수 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한 촛불시민들에게 상장을 나눠주기도 했다.

박씨가 시민들에게 수여한 상장에는 “비록 세수도 안하고 나왔지만, 어쨌든 박근혜 탄핵을 위해 집안일과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나와 촛불을 밝혔으므로 이에 상장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는 “집회가 역사를 바꾼 큰 물줄기가 된 상황에서 그동안 집회에 나오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한편, 본집회를 마친 후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구속!’을 외치며 청와대로, ‘황교안 사퇴!’를 촉구하며 삼청동 총리관저로, ‘탄핵인용’을 요구하며 헌재 방면으로 행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