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남 검찰총장(좌)와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 우) <사진제공=뉴시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지난해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벌어질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직접 전화 통화한 사실이 특검의 조사 결과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8월16일 늦은밤 김 총장에게 전화를 해 17분가량 통화했다. 당시는 MBC가 ‘이석수 감찰 누설 의혹’을 보도한 직후였다.

MBC는 8월16일 <이석수 특별감찰관, ‘우병우 감찰내용’ 특정 기자에 누설?>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우병우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누설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또 우 전 수석은 2016년 8월23일 김수남 총장에게 전화해 20여분간 통화했다. 이날은 김수남 총장이 장고 끝에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을 출범시킨 날이다.

우 전 수석은 이후 8월26일 김 총장과 10여분과 통화를 했는데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을 검찰이 압수수색하기 사흘 전이었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은 8월29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 하면서 우 전 수석의 자택과 사무실은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

우 전 수석은 또 지난해 10월25일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시도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이영렬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이날은 JTBC가 최순실씨의 태블릭PC 문건 유출을 첫 보도한 10월24일 바로 다음날이었다.

▲ JTBC ‘뉴스룸’은 지난해 10월24일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 최순실씨의 태블릿PC를 첫 보도했다.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우 전 수석은 또 재직 중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간부들과 수시로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동아>는 전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7~10월 검찰 등 사정라인과 2000회의 문자메시지와 통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에서 “사실이라면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걸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직 상태에서 일반검찰이 특검으로부터 수사를 이어받아서 하는 것이 결코 공정한 수사가 될 수 없다는 확정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특검 연장을 위한 조치를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특검 연장이 이뤄져서 왜곡된 수사가 일반검찰에 의해 이뤄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국민 앞에 우병우와의 통화시기‧통화내용에 대해 먼저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백 의원은 “그렇지 않는다면 검찰의 수사는 첫발을 떼기도 전에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금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의 검찰 수사 개입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며 “‘황제 소환’ 우 전 수석의 검찰 장악력이 얼마나 공고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검찰은 스스로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우 전 수석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조선일보 2016년 11월7일자 1면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 조선일보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