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안종범(오른쪽)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최순실게이트’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높은 가운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호성, 안종범 등 관련자들이 다 부인하고 있다, 부인은 증거인멸의 징후”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또 우 원내대표는 “검찰이 이렇게 더디게 수사할 문제가 아니다, 온갖 증거물을 전국에서 인멸하고 있다”며 “전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관련된 기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면적으로 시행해서 증거가 인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최순실 특별검사 도입에 사실상 합의하자 검찰은 27일 부라부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를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고발이 있은 지 한달여 만에 출범한 것으로 뒷북 압수수색, 늑장 수사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오늘 내일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느냐에 관건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경제수석실, 정책조정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 부석실, 그리고 민정수석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자체를 막을 기회가 있었다”고 되짚었다.

그는 “작년 1월에 박관천 경정이 검찰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소위 정윤회 문건 수사와 관련해서 권력 순위를 얘기했다”며 “그때 서울중앙지검장이 현 검찰총장인 김수남 검찰총장”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때 수사를 제대로 했더라면 미르, 비선실세는 제거가 됐을 것”이라며 “과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 하는 소극적인 태도의 문제가 있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또 “이 의혹의 시발점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안종범 경제수석이 관여했다는 것”이라며 “그 뒤에 터진 것은 최순실이라는 밤의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라고 의혹 확산 과정을 짚었다.

박 의원은 “결국 나중에 보니 모든 국가 기밀들과 대통령 연설문 등이 최순실에게 제공이 됐다. 모든 수석실이 관여가 돼 있다고 의혹이 번져나갔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최순실에게 그런 힘을 부여한, 각종 문서의 시발점인 청와대 각 수석실, 부속실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지 않으면 이 사건의 실체는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최순실·차은택씨 자택과 전경련, 미르·K스포츠재단, 문화체육관광부 등 16곳을 압수수색했지만 청와대 기밀 자료 유출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는 하지 않았다.

SNS에서는 검찰이 들고 나오는 압수품 상자들이 너무 가볍고 빈 상자처럼 보인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진들이 확산되고 있다.  

“역시 투명한 검찰?”, “공기 1㎥를 압수 수색한 법무부 공무원. 수색결과 질소 78%, 산소 21%로 밝혀져 충격”, “플래시의 빛은 검찰이 들고 있는 박스 안으로 침투, 텅빈 박스가 투명하게 빛을 통과시킨다”, “참을 수 없는 압색의 가벼움”, “이젠 검찰이 쓰레기 청소까지 해주나 보다”, “어쩌다 저 지경까지 망가졌는지 검찰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이송희일 영화감독은 “빈 공기를 압수수색하려던 걸까? 비어 있는 공간 만큼, 허무하다”며 “국가와 시스템이 저만큼 부재하다는 뜻이다. 어휴, 못난 놈들”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