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조선, ‘고영태 파일’ 진실공방.. 민언련 “둘 다 본질 외면 소모전 벌여”
MBC가 최근 ‘고영태 파일’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TV조선>을 ‘증거인멸 지시 언론사’로 규정하자, <조선일보>가 ‘MBC는 언론이 아니라 흥신소에 가깝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1일자 “MBC, 언론인가 흥신소인가”라는 제목의 <기자수첩> 코너에서 “(MBC가)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가장 먼저, 제일 정확하게 알린 TV조선 기자가 고씨 등의 이권 개입 증거를 덮기 위해 공모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MBC는 ‘고영태 녹음파일’ 관련 뉴스를 집중 보도하면서 “특정 언론사 기자가 (고씨 등의)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등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고씨와 측근의 (증거인멸 관련) 대화에서는 모 언론사 이모 기자가 꽤 등장한다. 이모 기자는 최순실 게이트를 처음 보도한 기자”라고 전했다.
MBC의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조선>은 “고씨를 둘러싼 의혹은 그 자체로 밝혀져야 한다”며 “고씨의 동기와 경력 등에 하자(瑕疵)가 있다고 해서 최순실 일당이 저지른 국정 농단 사건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가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의 본질을 독자 취재하거나 보도한 적이 없다는 비판이 MBC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하며 “그런 MBC가 다른 언론의 국정 농단 취재 과정의 뒤를 캐며 범법 행위인 양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MBC는 언론이라기보다 흥신소에 가깝다는 말까지 나오는 서글픈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공방을 두고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페이스북에 “MBC는 이제 끝입니다. 조선일보한테 ‘흥신소’ 소릴 들었으니 드디어 바닥을 찍은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런가하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방송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박 대통령 측이 헌정 유린의 혐의를 흐리고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들고 나온 ‘고영태 녹음파일’을 두고 MBC와 TV조선이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그동안 녹음파일을 대체로 ‘최순실 국정농단 정황’으로 보도하던 TV조선도 자사 기자 이야기가 나오자 고영태 씨를 ‘사익을 챙기려다 TV조선 취재에 막힌 공범’으로 규정했다. MBC는 TV조선이 고영태 씨와 짜고 기획폭로를 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두 방송사 모두 본질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두고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