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인 tbs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올해 1라운드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지난해 9월 방송을 시작한 <김어준 뉴스공장>이 5.4%로, 아침 리디오 시사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4라운드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기록한 2.1%보다 3.3% 오른 수치로 청취률 종합순위도 39위에서 4위로 35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tbs가 사랑을 받는 데에는 지난 2015년 12월 취임한 정찬형 대표의 공이 컸다. 정 대표는 제작 자율성을 보장했다. 또한 대표 취임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한 콘텐츠로 키워내서 그냥 열심히 하는 것 같다는 걸 넘어 ‘장난 아니네’ ‘헉’ 소리 나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1년 만에 달성했다.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해 지난 7일 상암동에 위치한 tbs사옥에서 정 대표를 만나 tbs의 상승세, 그리고 공영방송 MBC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지난 7일 상암동에 위치한 tbs 사옥에서 정찬형 대표를 만나 tbs의 상승세, 그리고 공영방송 MBC 상황 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정찬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격동의 시대, 현명한 시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

- tbs 시사 프로그램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데 어떠세요?

“tbs가 인기인 게 소문이 많이 났나요? 비밀인데 많은 분이 눈치를 채셨네요. tbs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고, 부족한 것들을 비교적 정확히 찾아서 전달해 드렸을 뿐이거든요. 다른 방송에서 공급하지 않는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자 시·청취자들이 즐거워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우리 방송에서 ‘격동의 시대, 현명한 시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란 슬로건이 그런 의미죠. 다른 언론사에서 소홀히 하거나 의도적으로 게을리 하는 걸 집중적으로 공급해 주니까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언론 지형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하잖아요, 그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tbs가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느낌이 있었어요?

“네. 훅 느낌이 왔죠. <김어준의 뉴스공장>, <정봉주의 품격시대>는 팟캐스트에서 먼저 터졌죠. 그리고 소문을 들으셨는지 몰라도 라디오 청취율도 ‘폭등’했습니다. <김종배의 색다른 시선>도 인기이고. 여론조사 업체에선 tbs 대박 났다고 할 정도래요. 시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오락프로그램 중에 시사성을 가미한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의 ‘백반토론’ 같은 콘텐츠는 이미 장안의 화제죠.”

- 아무래서 대표님이 라디오 PD 출신이라서 그게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라디오 PD로 일할 때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그리고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손숙, 김승현의 여성시대>를 제가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신축했거든요. 대부분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청취율에서도 큰 성과를 만들어 냈었거든요. tbs에 와 라디오 PD로 현장에서 일할 때처럼 때마침 다른 언론사들이 게을리 하거나 의도적으로 감추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세팅했는데 그런 프로그램들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번 한국리서치 청취율 조사를 보면 <tbs 8시 종합뉴스>는 청취율 20위에 올라왔어요. 우리나라 라디오 뉴스 중 가장 청취율이 높은 뉴스를 tbs가 생산하는 셈입니다. 신뢰도가 높아지고 영향력도 더 커졌습니다.”

“핵심을 찌르는 인터뷰로 시청자 만족 이끌어”

- 지난해 초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우선 몇몇 프로그램부터 강한 콘텐츠로 키워내서 그냥 열심히 하는 것 같다는 걸 넘어 ‘장난 아니네’ ‘헉’ 소리 나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다”고 하셨어요. 1년 만에 이루셨는데 예상하셨어요?

“이런 엄청난 성과를 기대는 못 했어요. ‘해볼만하다. 다른 언론이 지금 저렇게 제대로 된 시사 프로와 뉴스를 공급하지 않는 상황이니 tbs가 나서서 제대로 하면 호응이 클 것’이라는 ‘수요 공급의 불일치’와 ‘틈새’를 읽어냈지만, 이 정도 단기간에 빅뱅을 기대하지는 못했어요.

그렇지만 목표를 처음에 세울 때 ‘헉 소리 나게’란 표현을 쓴 이유는 조금 노력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대중이 주목하지 않아요. 지나가다가 눈길 정도 주는 정도를 넘어 나중엔 몸이 돌아가며 ‘뭐죠?’라며 모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목표치를 이야기한 거죠. 그런데 우리 제작진, PD, 기자, 아나운서 그리고 좋은 작가와 진행자들이 이 목표에 동의해준 것 같아요. 흉내만 내는 인터뷰, 겉모양만 인터뷰고 실제 알맹이가 없는 인터뷰가 아니라 핵심을 찌르는 인터뷰를 해서 사람들이 진짜 궁금해 하는 것을 질문해주길 바랐어요. 뛰어난 진행자들인 김어준, 김종배. 정봉주가 핵심의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의문과 지적 호기심을 해결해 주고 있잖아요. 그러니 고객들이 만족스러워하는 거겠죠.”

- 라디오의 경우 거의 한번 듣기 시작하면 채널을 안 돌리잖아요, 그러나 이건 단시간에 바뀐 것이죠.

“특별한 경우죠. 원래 라디오 진행자는 청취자들과 친해지는 속도도 더디고, 프로그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역시 느리게 작동해요. 그리고 뒤늦게 알려지죠. 예전에 제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를 기억해 보면, 진행자 이름이 잘못 적힌 사연이 10년이 지났는데도 와요. 지금도 어떤 글을 읽다 보니까 손석희 씨가 했던 <시선집중>의 정확한 이름을 모르고 ‘뉴스시선’했던 PD냐고 해요. 정확히 모르는 거죠. 라디오 프로는 어렴풋이 알고 친해질 때도 오래 걸리고 헤어질 때도 느린 속도예요.

그러나 tbs에서 단기간 엄청난 결과가 나온 건 문화적 사건 현장에 군중이 운집한 거라고 봐요. 헉 소리 나는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중이죠. tbs에서 문화적인 일대 사건이 일어난 거죠. tbs의 콘텐츠가 사람들에 사랑받는 정도를 뛰어넘는 사건이죠.”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팟빵 2월 11일자 순위

“진실 내놓으라 멱살 잡고 흔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 빨리 달아오르면 빨리 꺼질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고 있으면 단순히 ‘뉴스를 전해 드리겠습니다’가 아니잖아요. 멱살을 잡고 진실을 내놓으라고 조르기를 들어가죠. 프로 격투기 같은 느낌이거나 리얼리티 쇼 같은 느낌을 줘서 사람들이 모여 지켜보는 중이죠.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알맹이가 없다면 떠날 거예요. 하지만 청취자들에게 뭘 제공할지를 고민해서 성실하게 잘하면 손님들은 안 떠날 겁니다. 쉽게 안 도망가게 하려면 고민해야죠.”

- 김어준 씨와 김종배 씨를 섭외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PD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중에 누가 적합한지를 고민해서 캐스팅하려고 고민을 했어요. 김종배 씨는 저와 인연이 있죠. 제가 MBC에서 <손석희의 시선집중> 처음 만들 때 조간신문브리핑을 10년 이상 했죠. 원래 실력이 있고 뉴스를 정확히 보고 인터뷰도 잘하는데 MBC에서 불행하게 사실상 언론인 블렉리스트 1세대로 밀려난 유민인 셈이죠.

김어준 씨 역시 MBC라디오에서 밀려난 분이죠. 제작진에서 김어준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져 왔는데 사실 리스크가 사실 커서 고민을 했죠. 라디오 PD로서 팟캐스트 <나꼼수>라는 포맷은 충격이었어요. 이건 라디오 PD가 지상파 라디오에서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었는데 왜 못했나 자책하게 만들 정도로 참신한 기획이어서 경탄했었거든요. 그리고 탁월한 분석력과 유머의 소유자이고 파괴력 있는 진행자라고 김어준 씨가 후보자로 올라왔는데 부담이 컸죠. 권력으로부터 엄청 견제받는 인물이기도 했고, 팟캐스트에서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잖아요. 약간 언더그라운드 체질이에요.

또 하나 염려가 되는 부분이 공정성 논란에서 방어가 가능한가죠. 선거법 위반 재판 중에 있어서. 그 부분이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헌법재판소에서 판결 하나를 내려줬어요. 뭐냐면 언론인의 개별적인 정치참여와 선거운동까지 금지한 법률은 위헌이라는 걸 내놓은 거예요. 그건 김어준 씨 쪽에서 재판을 진행하며 위헌 제청을 했던 것인데 이에 대해 인용 판결 내린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헌재가 김어준을 사랑해서 그런 판결을 내린 건 아닐 겁니다. 종편에 뛰던 보수 패널들이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때문에 일제히 방송을 그만두는 바람에 공동화 현상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에 위헌 인용을 해준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저희로선 고맙죠(웃음). 그래서 김어준 씨를 잡은 거죠. 하여튼 김어준 씨를 캐스팅 후보로 놓은 뒤로 여러 경우를 시뮬레이션 해봤는데 김어준 씨로 그릴 수 있는 그림에 비해서 다른 그림들은 아침 시사프로에 한해서는 견적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제작 자율성 보장하니 양질의 콘텐츠 생산됐다”

- 제작 자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더라고요. 아무래도 tbs가 사랑받는 이유도 제작 자율성인 것 같은데.

“맞아요, 만일에 어떤 규격에 맞는 같은 모양의 제품만 찍어내면 다른 가게에서도 파는 것이라서 별로 감동을 못 줄 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김어준 씨나 정봉주 씨를 캐스팅했을 때 그분들에게 말한 조건은 딱 하나예요. 법의 테두리 내라고 얘기했어요. ‘방송법, 방송 심의 규정, 언론의 공정성 규정과 윤리를 지키면서 자유롭게! 욕설 비속어 불가! 욕설은 한 번이면 아웃이니 알아서 하고, 그 외에는 무한 자유로! 단, 국가보안법은 지키자. 헌법과 법률과 제도 내에서의 무한 자유’라고 했더니 그 안에서 놀고 있는 거예요. 그런 제작 자율성 덕분에 다른 방송사에서 접하기 힘든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되는 것 같아요.

제작 자율성이나 보도의 자율성은 표현의 자유의 문제죠. 이 부분이 다른 방송사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보장이 되는 건데 결국 박원순 시장의 tbs라서 이런 자유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맞죠.”

“tbs 성공 이끈 제작 자율성, 박원순 시장이라 가능”
“tbs, 독립적인 공영방송 꿈꾼다”

- 그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시장이 바뀌면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동의합니다. 지금은 법과 제도 내의 무한자유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조직상으로 독립된 언론으로 정비되지 못한 상태이고, 방송사를 운영하는 재원 역시 독립적이지 못하고 재정적으로 시의 예산 통제 하에 있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제작 자율을 인정하지 않는 시장으로 바뀌었을 때 지금처럼 자유가 보장될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그런 걸 극복할 수 있는 재단법인의 형태의 방송사 모델을 연구해 왔는데요. 작지만 강한 공영방송 모델의 tbs를 서울시가 결단을 내려서 tbs가 독립적인 공영방송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를 연구 중이고 학술 용역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 고민이 필요할 겁니다. ‘지금의 큰 성과를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란 고민을 해야 할 단계입니다.”

▲ 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환균(왼쪽 세 번째)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공영방송의 총체적 실패 권력의 엄청난 부패 야기해”
“tbs가 서울의 성공요인이란 평가 듣고 싶다”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현재의 우리 언론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총체적 실패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큰 공영방송들이 제 기능을 안 했고 그 결과로 권력의 엄청난 부패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치르는 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도 언론의 기능 마비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영방송의 조속한 복구가 우리 사회의 숙제죠. 의회에서도 KBS나 MBC를 어떻게 하면 공영방송으로 복원시킬지 고민하겠지만 tbs의 경우는 사이즈가 작으니까 결단을 하게 되면 굉장히 바람직한 모델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상적인 작은 사이즈의 tbs지만 작지만 강한 공영방송으로 tbs가 자리 잡길 기대합니다.

이런 꿈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세계적인 도시들이 쇠락하기 시작했다. 그 중 서울은 2016년 이후로 굉장히 도약하게 됐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성공한 서울엔 tbs라는 요인이 있었다’라고 나중에 평가를 받는 공영방송이 되길 꿈꿔봅니다. 공영방송이 역할을 잘하면 효율적인 시정이 가능할 겁니다. 옆에서 체크해주고 개선할 점을 얘기해 주면서 시민의 세금이 더 효율적으로 집행하게 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봐요. 똑같은 돈을 쓰더라도 그 효과가 더 커지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tbs가 증폭시킬 수 있을 겁니다. 결국, 경영진 선임과 예산에 관련된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2015년 5월7일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012년 170일 MBC 파업을 주도했다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비롯한 집행부 5인에 대해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이에 대해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오른쪽 네번째)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MBC, 언론계 블랙리스트로 우수 인재 내쫓아…원상 복구해야”

- MBC 출신이기 때문에 MBC에 대한 애증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재 MBC 어떻게 보세요?

“MBC 잘 안 보는 데 어떻게 보냐고 물으면 어떻게 해요(웃음). 마음이 아프죠. <뉴스공장>이 <시선집중>을 눌렀다는 기사를 보면서 <시선집중>의 원형을 2000년에 제가 만들었기 때문에 묘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MBC 안에 있는 건강한 방송인들이 제대로 일할 기회를 못 얻고 핍박당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슴이 아프죠. 원상복구 되어야죠.

그 사람들이 무슨 블랙리스트인가요? 지금 문화계 블랙리스트 이전에 언론계 블랙리스트로 해서 무참하게 살육을 한 거죠. 밖으로 내몰아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나 JTBC의 손석희 사장처럼 다른 회사에서 제 역할을 하고 박성호 기자나 이용마 기자 그리고 <뉴스포차> 하는 박성제 기자 등도 방송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갖춘 재목들인데 그 사람들을 다 쫓아낸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그런 분들이 원상 복귀되어 다시 우리 사회에 건강한 언론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죠.”

- 현재 언론계서 두각을 나타내는 최승호 PD나 손석희 앵커 그리고 정 대표님 등 모두 MBC 출신이에요. 이게 우연일까요?

“우연이 아니죠. 이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았으면 오늘날의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는 없었겠죠. 손석희 앵커를 MBC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배척해 떠나게 하지 않았다면 <시선집중>이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았겠죠. <뉴스타파> 최승호 PD도 마찬가지죠. 우연이 아니고 이 유능한 사람들을 다 내쫓았기 때문이죠.”

- 역으로 보면 예전의 MBC는 그만큼 좋은 언론사였다는 증거네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왜냐면 87년 민주화 운동 이전의 MBC는 평범한 방송사, 흔한 언론사 중 하나였어요. 그러나 87년 6월을 겪으면서 이대로 안 되겠다는 언론인으로서 책임이나 자각, 자성 등이 기초가 되어 진정성 있는 언론노조운동이 MBC 내부에서도 일어났죠. MBC는 그 안에서 가장 그 6월의 정신을 방송을 통해 표출하려고 했던 건강한 언론인 집단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언론사였기 때문에 그 건강한 힘이 심지어 거기서 쫓겨나거나 해고당하고 MBC 내부에서 현업에서 밀려나 있어도 굴복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어디에 가서건 제 역할을 해내는 힘을 잃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해마다 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좋은 언론사였죠.”

- 신년사에서 지난해와 관련해 “성공적 상암 청사 이전, 방송 프로그램 혁신, 분에 넘칠 정도의 평가, 시·청취자들로부터의 넘치는 사랑 등등 ‘제2의 창사’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의 변혁”라고 평가하셨던데.

“tbs 직원들이 힘을 합쳐 애써준 덕이지요. 실제로 혁신의 1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대표 취임 1년이 지났는데 어떠셨어요?

“제가 처음 와서 미국 수필가 메리 올리버의 ‘우주가 우리에게 준 선물,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 등의 키워드를 제가 직원들에게 던졌어요. 우주가 준 저 멋진 선물을 최대한 살려서 콘텐츠 제작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사람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질문하는 능력이 빛나게 발현되고 있는 곳이 tbs 프로그램이에요. 대게 사람 사는 모습에 대해서 애정을 품고 같이 들여다 봐주고 남들은 질문하지 않는 것들을 질문하는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구성원들이 동의해 주고 그 성과를 같이 기뻐해 주고 있어서 자랑스럽죠.”

-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두 배 이상 폭증된 청취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공정성과 균형성 그리고 품격을 더 고민해야죠. 지속 가능한 언론으로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만하면 안 되고 시·청취자들에게 무엇을 더 서비스해야 할지 또 고민해야죠.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에서 지금 추구해야 할 의미 있는 아젠다와 가치 등이 있는데 소홀히 하기 쉬운 걸 놓치지 말아야죠.

그리고 가장 큰 목표는 역시 tbs가 지속 가능하게 되는 일이죠. 한강에다 무엇을 만들어 놓는다든지 청계천을 어떻게 복원한다든지 아니면 뉴타운 건설 등 토목 건설공사보다 더 가치 있는 성과로 tbs가 기록되길 바랍니다.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는 tbs로 평가되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앞으로도 <GO발뉴스>가 진실을 위해 더 싸워 주시길 바라고 함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 있는지 연구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