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한의대 80% 강남 3구 등 교육특구…‘교육 통한 부의 대물림’ 우려

교육시민단체 “약자 돌봐줄 의사 나올지..서열화 폐지해야”

서울 지역 일반고를 나와 의·치·한의대에 들어간 학생들의 80%가 강남·서초·송파·노원·양천구 이른바 ‘교육특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민단체들은 “부모의 능력에 따른 사교육 여부의 차이”라며 “교육을 통해 부가 되물림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9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이 일반고를 기준으로(특목고, 자사고 등 제외) 서울 25개 자치구의 최근 3년간 전국의 의대·치대·한의대 합격생 배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합격생 10명 중 8명 이상이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노원·양천구 출신인 것으로 8일 밝혀졌다.

특히 합격생 10명 중 6명 이상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도 대입에서 전국 40개 의대(25)·치대(4)·한의대(11) 정원 2502명 중 서울지역 일반고 출신 합격생은 466명(18.6%)이다.

강남구에서 235명, 노원구 46명, 송파구 44명, 서초구 41명, 양천구 27명 순으로 나타났다. 5개 교육특구의 합격생을 합치면 모두 393명으로 서울지역 일반고 전체 합격생의 84.3%에 달한다. 강남 3구만 합해도 320명(68.7%)이나 된다.

반면 금천·도봉·동대문·영등포·용산·중랑구는 합격자가 각각 2명에 그쳤고 관악·은평·종로구는 1명에 불과했다. 강북·동작·마포·성동·성북구에서는 합격자가 없었다.

이 조사 결과는 서울지역 전체 211개 일반고를 대상으로 대학 진학 실적을 물은 조사에서 응답한 109개교의 실적을 분석한 것이다. 응답이나 실적 공개를 거부한 고교의 대부분은 해당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한 분석 결과이다.

앞서 2011년과 2012년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11학년도 의·치대·한의대 입시에서 서울 일반고(127곳 응답) 합격생 354명 중 교육특구 출신은 300명으로 84.7%(강남3구 230명·64.9%)였다. 2012년도에서는 서울 일반고 합격생 384명(124곳 응답) 중 교육특구 출신이 330명으로 85.9%(강남3구 247명·64.3%) 조사됐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지역에 따른 교육 격차가 수치로 드러난 것이라며, 부모의 능력에 따른 사교육 여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9일 ‘go발뉴스’에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사교육 여부의 차이”라며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의해 부의 대물림이 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질, 약자를 위한 직업이 돼야 하는 의대·법대에 부유층의 자녀들만 입학하고 있다”며 “이들이 자라서 과연 약자를 위한 진료를 하고 사회봉사를 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고등학교 서열화를 없애야 한다”며 “나아가 대학 서열화, 학벌 사회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차근차근 해결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대표는 ‘go발뉴스’에 “지역 격차가 뚜렷한 수치로 나왔다”며 “일반고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고교선택제가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학생들이 거리의 불리함 등을 안고 강남으로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열약한 지역의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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