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원, 안종범에 수차례 문자.. “친노-영화 고리 끊어야”

민주당 “새누리 역시 국정농단의 한 축…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중하라”

4.13 총선 당시 동영상 제작업체로부터 선거운동 동영상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4.13 총선 당시 동영상 제작업체로부터 선거운동 동영상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조동원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홍보기획본부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에게 ‘영화계 좌파 배제-우파 지원’이 시급하다며 영화진흥위원장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이 한창이던 2014년 7~9월, 조 전 본부장은 안 전 수석에게 ‘영화계 좌파 배제-우파지원’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10여 차례 보냈다. 당시는 영화진흥위원회 후임 위원장을 반년 넘게 선임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조동원 전 본부장이 안종범 전 수석에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

“친노에게 그나마 남아 있는 지원세력은 영화권력입니다. 영화 쪽은 어떤 정치세력보다 치밀한 홍보와 선동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친노와 영화가 손을 잡는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영화계 좌파 핵심 세력 이○, 이○○, 차○○, 정○○, 문○○”, “좌파 영화그룹과 관료그룹인 유진룡(장관) 라인이 ○○○을 영진위원장에 추천했다고 알려짐”, “영진위원장 임명은 극히 중대한 정치적 사안”, “대통령 국정 공약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영상업계와 학계 모두 정통하고 확고한 국가관을 지닌 OOO 위원장 임명이 시급하다”.

조 본부장은 영진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OOO은 어렵게 찾아낸 우리 쪽 사람”이라며 특정 인사의 낙점 필요성을 안 수석에게 강력하게 건의했다.

반면,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정보 탐색 결과 친노 정부 영화라인을 주도하는 인사가(추천)작업을 했다고 한다. 좌파 영화계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반대 뜻을 전달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안종범 전 수석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을 상대로 미르재단 설립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조동원 전 본부장과 안 전 수석이 주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배우 문성근 씨는 “어째 새누리 쪽에만 가면 저런 황당한 발상을 하지?”라며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헌법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농락한 중대한 범죄자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총책. 김기춘 옆방에 있어야 할 자”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화예술인에 대한)의도적인 낙인찍기와 배제행위가 청와대와 정부에 의해서만 자행된 것이 아니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특히 새누리당이라는 당명까지 만들어내며 새누리당 홍보 전략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던 조 전 본부장이 그 당사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역시 국정농단의 한 축이었으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또 다시 확인된 만큼,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중해야 할 것”이라며 “슬그머니 탄핵 기각을 기대하며 헌재를 압박하고 야당을 비난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자 하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동원 전 본부장은 <한겨레>에 “우파 쪽 영화인들이 영진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서 전해준 의견을 안 수석에게 사적으로 전달한 것뿐”이라며 “나 역시 창작자이기 때문에 누구를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 실제 좌파 영화인들하고도 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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