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찬 “젊은 기자들 지켜내는 일, MBC 공영방송 미디어 운동 승리의 분수령”
MBC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보도를 묵인 또는 축소해온 자사의 보도행태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국민들에게 반성문을 올린 막내기자(공채 45기)들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자협회보>에 따르면, MBC 한 기자는 “6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보도국장이 격노를 하며 ‘JTBC의 태블릿PC 보도에 의혹을 제기한 게 뭐가 문제냐’며 막내 기자 3명에게 오는 11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공개된 영상 속 MBC 사회부 3년차 곽동건 기자는 “지난해 11월12일, 87년 6월항쟁 이후로 100만 명이 모였던 2차 촛불집회 당시 MBC뉴스는 집회 소식을 여덟 꼭지 보도했다”며 “같은 날 SBS와 KBS는 특집 편성까지 해가며 각각 서른 네 꼭지, 열아홉 꼭지를 내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이날 제가 속한 촛불집회 관련 꼭지는 단 하나였다”며 “현장에 나간 기자는 마이크 태그조차 달지 못했고, 실내에 숨어서 중계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덕영 기자는 “최근에 MBC는 JTBC가 입수한 태블릿의 출처에 대해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다”며 “스스로 ‘최순실 것이 맞다’는 보도를 냈다가 다시 ‘의심 된다’고 수차례 번복하는 모양새도 우습지만,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추측에 추측으로 기사화하는 현실에 저희 젊은 기자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뒤늦게 최순실 특별취재팀을 꾸렸지만 한 달도 안 돼 해체했고, 보도본부장은 메인뉴스 시청률이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2%대에 접어든 지금도 오히려 우리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이라며 간부들을 격려했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이들 막내기자 3명은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항의하면 일단 쫓아내고 보는 이 상황에서 보도국에 남아 있는 기자 30여명은 실명으로 글을 쓰며 저항하고 있고, 매일 피케팅을 하고, 집회까지 했지만 회사는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전예지 기자는 “‘왜 더 진작 나서서 이 사태를 막지 못했느냐, 그 안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이제 와서 이러냐’고 혼내시고 욕하셔도 좋다. 일선에서 취재한 저희 막내 기자를 탓해도 좋다”고 전했다.
막내기자들은 다만, “MBC가 다시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 달라. MBC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달라”며 “이 안에서 저희 젊은 기자들이 더 절실하게, 단호하게 맞설 수 있도록 한번만 더 힘을 보태 달라. 저희가 앞장 서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같은 소식에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규찬 대표는 SNS를 통해 “이제 우리는 이들 막장의 ‘막내’들과 무엇을 할지 진지하게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그건 MBC의 기자, 언론인, 노동자, 심지어 미디어운동장 선수들의 책임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회’라고 점핑하지도 말자”며 “당장, 이들과 함께 생각하는, 그들과 함께 공부했던 선생들과 친구들이 MBC로 쫓아가 그들에게 성원을, 그들을 탄압하는 저들에게 규탄의 목소리를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대표는 또 다른 글을 통해 “이 트리오 저널리스트를 지켜내는 운동이 MBC 공영방송 미디어 운동 승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함께 파이팅 하자. 이 친구들이 노는 MBC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