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9일 오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 위민관에서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26일 재단 설립 목적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재단으로 와서 이사장을 하려고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날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고영태씨에게도 그렇게 들었고 나와 노승일씨는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폭로했다. 인터뷰는 24일 사전 녹음으로 진행됐다. 

또 최순실씨가 재단을 통해 하려는 것은 “돈도 목적이 있었을 것이고 나중에 정유라를 지원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재벌들이 자발적으로 냈다’는 주장에 대해 박 과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과장은 “SK에 갔을 때만 해도 미팅에 나왔던 박모 전무가 ‘이미 초기에 출연하지 않았느냐, 뭐 이렇게 또 오셨냐’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박 과장은 “저를 굉장히 어려운 사람 대하듯이 대해 적응이 안됐다”며 “예전 같으면 기획서를 100장, 200장 들고 가도 거들떠도 안 봤을텐데 몇장 되지도 않은 기획안을 가지고 갔는데 그분들이 인사도 정중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살면서 한번 만나뵙기도 힘든 분들이 굽신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얘기를 하니 어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갔다”고 자발적 출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순실씨의 태블릿PC 논란과 관련해선 박 과장은 “최순실씨 것이 맞다”며 “고영태씨는 그런 물건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또 본인 것이면 충전기를 사오라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최순실씨가 쓰던 태블릿PC를 고영태씨에게 줬는데 고씨는 별로 관심도 없고 충전기도 없으니 신경을 안 썼던 것이고 최 씨는 오래전 물건이니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상황에서 책상에 방치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박 과장은 “고영태씨는 짐을 정리해서 나가지 않았다, 그냥 안 나왔다”며 “책상 안에 들어 있는 게 고영태씨 것이라 판단을 한 것이고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리게 된 태블릿PC 관련 발언에 대해 박 과장은 “이완영 의원은 그런 말(훔친 게 아니냐)을 시키고 싶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종적으로 사무실 짐을 정리하고 나온 직원 입장에서 주인이 있는 책상이었고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따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박 과장은 “그 정도로까지 이용될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다”며 “청문회 끝나고 친구와 지인들에게 굉장히 욕을 많이 먹었다”고 토로했다. 

또 JTBC의 ‘훔치지 않았다’는 해명은 “충분히 당연하다”며 “JTBC는 옳은 일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과장은 “그동안 언론 접촉을 많이 피해왔다”며 “나는 ‘최순실 부역’ 비난을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검찰에는 다 얘기했는데 알려지지 않는 내용으로 오해를 받게 되니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 과장은 “죄송한 마음을 구제받는 일은 이 사건의 본질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는 문제에 제가 미약하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돕는 것”이라며 “최대한 협조를 드리려는 준비를 지금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박헌영 전 K스포츠 과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