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978년 굽신거리며 박근혜 새마음봉사단 총재에게 운영위원 위촉장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태민-최순실’의 관계를 알고 있었으며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조순제와의 대화 녹취록’을 만들어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쥐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미르재단과 새마음봉사단이 ‘40년 평행이론’이라며 국가기록원의 영상을 공개했다.

최태민씨가 1987년 새마음봉사단의 명예총재로 물러나고 박근혜 대통령이 총재로 전면에 나서면서 회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전국에 203개의 지역단체와 해외 3개 지부가 만들어졌고 알려진 회원수만 무려 300만명에 이르게 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 행사를 직접 주최하며 모금에 나선다. 박 대통령이 새마음봉사단 운영위원 위촉장을 나눠주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등장한다.

이명박 당시 현대 경영인, 삼성 이건희 회장, 김우중 전 대우 회장, 한진그룹 창업자 조웅훈 회장,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쌍용 김석원 회장이 참석해 박 대통령에게 공손히 악수를 하며 위촉장을 받는 모습이다.

김경래 경향신문 전 편집국장은 “재벌 총수에게서 아이디어를 얻겠냐? 노래를 듣겠냐”며 “돈 가져오라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기업 모금 행사임을 주장했다.

김 전 국장은 “많게는 2000만원~3000만원, 500만원 어떤 기업체는 300만원”이라고 액수를 밝혔다.

중앙정보부 최태민 수사 보고서에도 “운영비 조달목적으로 10명의 실업인을 운영위원으로 위촉. 1인당 입단찬조비 2000~5000만원에다 매월 200만원씩 운영자금을 조달”이라고 적혀 있다.

40여년이 지난 2015년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대기업 총수 17명을 부른다. 미르재단 출범 석달 전으로 박 대통령은 이중 7명과 별도의 개별 면담을 가졌다. 정몽구 회장, 이재용 부회장, 구본무 회장, 김승연 회장 등과의 독대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캠프는 최태민씨의 의붓아들 조순제씨와의 대화 녹취록 문건을 만들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 핵심 관계자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MB가) 최태민, 최순실, 박근혜 관계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했다”며 “MB도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고 있었지”라고 말했다.

최순실씨는 새마음봉사단의 제1대 학생 총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박 대통령과 최태민씨의 재단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90년대 육영재단에 기부금을 낸 5개 협찬 그룹사의 명부를 입수했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 한국화장품 임충헌 사장,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등이 적혀 있다.

회사당 1년 기금이 3억2천만원으로 5개 업체가 1년에 16억원을 냈다며 당시 소형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관련해 육영재단 당시 기업 모금 관계자는 “돈이 필요하니까 기업들한테 기부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내가 그 공문을 전달했다. 나는 그냥 심부름꾼이었고 (시킨 건) 최태민이지”라고 증언했다.

중정 보고서는 최태민씨의 비리 혐의에 대해 “횡령 14건, 사기 1건, 변호사법 위반 11건, 권력형 비리 13건, 이권개입 2건, 융자관여 3건으로 도합 44건”이라고 밝혔다.

이영도 전 숭모회 회장은 “아버지를 계승하고 7년 있다가 아버지(최태민) 죽고 자기(최순실)가 오너(사장이)가 됐다고 보면 되지”라고 ‘박근혜-최태민-최순실’의 관계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