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송구하기는 한데 ‘박근혜게이트’ 공범 아닌 피해자다?
재벌 총수 9명이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된 가운데 6일 1차 청문회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여야 특조 위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송구하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되풀이 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국민들은 재벌도 공범이라고 한다. 공범이 맞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많이 미비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이 “재벌도 공범이라는 국민들의 외침에 동의하느냐”고 재차 묻자, 이 부회장은 “국민들의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답변에 안민석 의원은 “공범임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냐”고 확인하자, 그는 “저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딴소리를 했다.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냐”라는 추궁에 이 부회장이 또 다시 본질을 피한 애매한 사과를 거듭하자 안 의원은 이 부회장의 말을 자른 후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씀 한 번 해보시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저 자신도 부족한 게 너무 많고 저희 삼성도 바꿔야 할 점,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점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것을 느꼈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느냐”는 안 의원의 질의에도 뜸을 들이는가 하면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안 의원은 “제 질문은 간단하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겠는가”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이 부회장은 “경솔했던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이라고 답했다.
이어 안 의원은 “다시 한 번 묻겠다”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할 의사가 있는지” 재차 물었다. 이 부회장은 또 뜸을 들이다가 “앞으로는 어떤 압력이나 강요든 제가 철저히 좋은 회사의 모습을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고 답변, 삼성은 ‘박근혜게이트’의 공범이 아닌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답변에 안 의원은 “지금 증인이 답한 그 말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삼성의 약속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냐”고 확인하자, 그는 “말씀드린 대로 하여튼 국민들에게 절대 다시는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모습 안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다.
안 의원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거다. 그 약속을 좀 해달라 약속하기 어려운가”라고 질타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의원님들을 포함해서 정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도록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