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과 민주주의 즉각 회복 외치는 국민의 퇴진 명령에 복종해야”
전국 방방곡곡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촛불 함성이 26일 오후부터 청와대 쪽을 향해 쏟아졌다. 첫눈과 진눈개비가 내리는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60여 곳에서 2백 만 명의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헌법과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다. 시민 3백여 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영하의 날씨를 무릅쓰고 1박 2일의 철야 집회를 진행했다.
국격을 훼손한 대통령에게 분노한 시민이 모여든 광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도가니였다. 남녀노소모두가 광장에서 칠푼이 대통령을 규탄하며 하야를 외쳤다. 그들은 평화적인 집회 시위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 시민 의식을 과시했다. 진보, 보수 구별 없이 한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그러나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촛불을 높이 들었다. 그곳은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학습하는 의지와 열정아 불타오르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궂은 날씨 속에 열린 5차 촛불 대회는 예상을 뒤엎고 사상 최대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 도 국민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탄핵했다는 사실을 큰 목소리로 청와대를 향해 외쳤다. 시위대는 청와대를 포위하고 대통령 체포, 구속을 주문했다. 이미 정치적 생명이 끝난 대통령에게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날 것을 큰 소리로 명령했다.
헌법에 의해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청와대에 숨어서 비겁한 침묵을 지키는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 더 이상 국민들이 추위 속에 떨면서 광장에 나오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결단해야 한다. 전 세계가 비웃고 손가락질 하는 일을 멈추도록 하루라도 빨리 청와대를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이 설 자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버틴다 해도 특검, 국조사, 탄핵 조치 등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의 굳건한 나팔수요 친위대였던 종편 TV는 온종일 대통령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거수기였던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조차 대통령 탄핵이 시급하다고 외치고 있다.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이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은 난파선과 쥐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시간은 이미 대통령 편이 아니다. 대통령은 더욱 고립될 것이고 그로 인한 국가적 피해만 커질 것이다.
대통령이 ‘나를 탄핵하라’고 버티는 것은 전체 국민을 배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은 지난 3년 여 동안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그 폐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굴욕적 합의, 사드 배치와 개성공단 폐쇄, 해고를 쉽게 하는 악법인 성과연봉제 강행,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것들은 즉각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정상화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시간을 끌수록 대통령의 실정으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더 커지면서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대통령은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된 것으로 드러나 헌정을 유린한 것과 함께 어느 막장 드라마보다 지독한 비선실세의 농단과 부적절한 의약품의 대량 구입 등으로 전 세계의 웃음꺼리가 되었다. 대통령이 지구촌의 조롱꺼리가 된 것은 대통령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과 국적이 같은 전체 국민의 명예가 동반 추락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대통령은 더 이상 알량한 법적 보호 장치 밑에 숨지 말아야 한다. 내란과 외환죄가 아니면 재임 중에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면서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탄핵을 받겠다고 나서는 것은 파렴치한, 구역질나는 행태다. 대통령은 국민의 정치 머슴 가운데 가장 권한이 막강한 머슴이다. 그만큼 책임도 무거운 자리다. 대통령은 자신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국기를 훼손한 인의 장막을 박탈당한 대통령은 지금 심각한 금단 현상에 시달릴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전만 해도 문고리 3인방과 충견과 같았던 수석 비서관, 최순실과 그 일당의 중심에서 자신의 미모와 외모 가꾸기에 열중할 수 있었던 희한한 대통령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지금은 적막강산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대처가 관계 당국에 의해 취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통령은 그에 합당한 심판을 받아야 법치가 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탄핵의 대상이 되거나 설령 임기를 마치게 될지 모르지만 어느 경우든 바늘방석에 앉아 국민적 성토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대통령 자신은 물론 정부와 전체 사회에 심대한 피해를 입히는 가해자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위손상 또한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사태는 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대통령은 당장 검찰 수사에 응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받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잘못한 것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마지막,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책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