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與, ‘최순실 게이트’ 덮으려 송민순 회고록 이용…치졸한 공작”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전한 ‘송민순 회고록’ 관련 이병호 국정원장 발언이 ‘사기‧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이완영 의원은 국정원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이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사리에 맞기 때문에 사실이나 진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브리핑했다.
또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논의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먼저 제안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이병호 국정원장이 동의했고, ‘문재인 비서실장이 그렇게 하자고 결론을 낸 것에 대해서 맞느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완영 의원의 이 같은 브리핑은 ‘사기’에 ‘왜곡’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국정원장이 이야기한 내용을 브리핑하는 것도 여야 간사 합의로 하게 돼 있는데 일방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마구 이야기했을 뿐더러 심지어 왜곡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궁지에 몰리니까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도 우습지만 또 국정원을 국내정치에 끌어들이는 치졸한 공작 행태를 보이는 것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완영 간사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신경민 의원을 비롯한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영 간사는 자신의 말과 생각을 더해 소설을 썼다.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사기브리핑”이라며 이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신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국정원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 개 이야기를 했다”며 “2007년 남북간 오간 쪽지의 유무, 경로 등에 대해 국정원 속성상 외교안보 책임자로서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하겠다,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을 읽어본 결과 개인적으로 진실에 근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경민 의원은 “여당 의원들은 선수와 직책을 막론하고 한 가지 임무를 받고 일하는 독일병정처럼 일했다”며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해 송민순 회고록과 국정원장을 이용한 것 외엔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당 의원들은 측은하고 처절할 정도로 원장의 입에 의지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아울러 이병호 국정원장이 “진실에 근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견을 밝힌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 “정보부는 말로 하지 않고 첩보, 정보, 판단, 행동으로 해야 한다”며 “이 국정원장은 다시 정치해서는 안 된다. 이 사실을 직시하고 국정원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국정원도 “확정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당 정보위 소속 의원들은 추후 이철우 정보위원장(새누리 소속)의 승인을 얻어 국정감사 속기록을 입수, 당시 상황을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