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새누리당이 국정감사 보이콧과 이정현 대표 단식의 빌미로 삼았던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관련 문제가 5일 국정감사에서 불거지자 발끈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김태흠 의원은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을 일으켜 세워 “국감 파행 사태의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고 질책하며 사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김한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인용해 오늘 한겨레신문에 <김재수 장관 ‘농협 주택대출’ 57만5천명중 ‘1등 금리’> 기사가 나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의 ‘올해 김 장관에게 적용된 주택담보대출 금리 1.42%의 적용 받은 이는 978명(0.17%)뿐’이라는 보도에 김태흠 의원은 “내가 확인하기로는 126명”이라고 정정했다.

또 김 의원은 “2014년에는 2.7%였지만 이후 변동금리가 적용되면서 올해 1.42%로 낮아진 것”이라며 “126명중 김 장관이 최저 금리로 올해 대출을 받는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다른 사람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예상해 고정금리를 선택했는데 김재수 장관은 변동금리를 선택했다”고 설명하며 “본인이 선택을 잘 한 것이지 특혜를 준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이경섭 농협은행장에게 물었다.

이에 이 은행장은 “금리 선택권은 고객에게 있고 고객이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혜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 은행장이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김 장관이 농협과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걸맞는 혜택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은행장이 ‘그것도 감안이 됐다’고 답했다”며 “특혜금리 시인으로 모든 언론이 몰고 갔다”고 이 은행장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 은행장에게 “일어서라, 잘 안보여서 그런다”며 일으켜 세운 뒤 “은행장의 답변 하나로 나라가 시끄럽고 김 장관이 황제 대출 특혜를 받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임건의안이 제출되고 여야가 정쟁으로 몰아가고 국감이 파행된 사태의 일부 원인을 제공한 은행장이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은행장은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일어서서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경섭 “직업 불문, 우수고객 금리우대책”…김한동 “‘업무연관성’ 김영란법 정신”

그러자 김 장관의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했던 김한정 더민주 의원이 반발해 질의 순서를 앞당겨 발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가 국민의 의혹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장관을 비호하는 청문회가 돼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용한 농협은행 고객 57만명 중 김 장관이 누린 담보대출 1.42% 혜택을 받은 사람은 0.17%”라며 “이 1.42%의 적용을 받은 970만여명 중 공무원은 88명(9%), 농업인은 32명으로 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협은행을 지휘 감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이런 금리 혜택을 준 것이 우연의 일치고 재테크를 잘하고 금리를 잘 타서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은행장은 “다른 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하기에 직업과 분리해서 우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 우대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공직에 복무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원칙은 업무 연관성이다,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는 피해야 한다”며 “김영란법의 정신도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감파행 책임 문제와 관련 김 의원은 “여당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모르지만 주요 일간지 1면에 신문 광고를 내고 ‘야당의 해임건의안은 모두 거짓’이라고 써놨다”며 “그래놓고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국회를 공전시켜놓고 그 책임을 묻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 9월 30일자 한겨레신문 4면 <새누리 ‘김재수 해명’…핵심사실 누락에 논점 왜곡 ‘물타기’  / 새누리당 ‘의견광고’ 팩트체크> ⓒ 한겨레신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