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의 사진GO발] MBC <사실은> 고발뉴스에서 12년만에 재개

사실 종결자.. BAL뉴스 <사실은> 첫 ‘사실’ 뭘까?

13년전인 2003년 요맘때였다. 시사매거진 2580 재직중 성역 없이 사실만을 추구하는 신규 시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윗분들과 오랜 설득과정을 거쳤다. 드디어 MBC <사실은>이라고 이름 짓고 당시 10년차 신강균 기자를 앵커로 앉혔고, 예능 피디 동기를 삼고초려 끝에 모셔왔다.

취재팀을 맡았던 나는 1년간 매일 새벽별을 보며 퇴근했지만 20여년 기자질 통틀어 제일 행복한 시기였다. 기자인력 지원을 못받아 취재PD를 선발해 현장성을 강화한게 주효했다. 발로 뛰는 사실 확인과 뉴스 AS는 매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신강균 앵커는 이내 스타가 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인정에 약했나보다. 그만 고발 대상이던 태영에 매수되고 말았다. SBS를 앞세운 태영의 비위행태를 취재하던 후배를 급기야 로비의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다. 회사 선배와의 식사 자리라고 속여 불러내서는 헤어질 무렵 후배에게 쇼핑백을 안겼다. 쇼핑백에는 500만원짜리 고급백이 담겨있었다.

고심 끝에 핸드백을 되돌려주었다. 내부고발은 조직원에게 사회적 자살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신강균 앵커의 비위를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 남을 비판하던 MBC <사실은>의 염치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하지만 조중동의 공세로 <사실은> 프로그램은 폐지되고 말았고, 나는 씻지못할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물론 내부고발은 인정되지 않았다. ‘너도 핸드백을 받지 않았냐’며 중징계에 처해졌다.

그토록 사랑했던 MBC <사실은> 이라는 프로그램을 회상하는 자체가 한동안 육체적 고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겨울은 예상 보다 길었다. 이제 고통의 수렁에서 벗어나 기자의 숙명을 다시 받아들이려 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매맞는 천형말이다.

언론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정보 장사꾼들이 판치는 시대. 더 이상 시대와 국민을 현혹하는 거짓을 용납할 수 없기에, 사실의 끝판왕 <사실은>의 깃발을 다시 들고자 한다. 이번에는 한줌도 안되는 대안매체 고발뉴스에서 시작한다. 10월초, BAL뉴스 <사실은>이 재개된다. 많은 질책과 격려 당부드린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