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교수 “‘소녀상 철거 합의 안했다’ 천명할 좋은 기회 날려”…이면합의 의혹 증폭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소녀상 철거 압박에도 소녀상은 언급하지 않은 채 12.28 ‘위안부’ 합의의 성실한 이행만을 강조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는 결국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요구에 수긍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JP뉴스 이지호 기자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언론은 대체로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위안부상 철거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는 사실은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빠져 있었던 내용이다. 이 같은 회담 내용은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의 오보 가능성에 대해 이 기자는 “일본 언론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것이 아니고 주요 언론이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거의 대동소이하게 보도했다”고 설명하며 “이 경우, 결국은 각 일본 언론이 일본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썼다는 것이기 때문에 오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합의 내용을 알리는 데 소극적인 우리 정부의 태도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는 양국의 국내 정치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소녀상 철거 압박에도 박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면합의 의혹 또한 불거지고 있다.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한국외대 이장희 명예교수는 “우리 정부가 이 점(소녀상 철거)을 합의해 주지 않았다면 단호하게 그 점을 이 좋은 기회에 만천하에 단호하게 얘기를 했어야 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베 수상이 소녀상 철거를 포함해 합의된 거라고 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해 일체 묵인으로 일관했다”며 이면합의 개연성을 의심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회의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한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들은 정부를 불신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