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7일자 8면 <“할머니들 원하는대로 맞춤형 지원”/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인터뷰> ⓒ 동아일보PDF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 7일 “정부가 먼저 나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일본이 충분히 반성했으니 이 정도면 됐다’며 철거를 요청하면 모를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2011년 여가부가 종로구에 소녀상 설치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은 시민단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며 소녀상 설치가 시민단체의 요청에 의한 것임을 상기시켰다.

또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31일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하 재단)’에 송금한 10억엔에 대해 “각자의 소망을 존중해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12.28 한일 합의에 반발해 피해자들이 소송을 낸 것에 대해 “피해자 중에도 이번 한일 합의를 인정하는 분이 더 많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내년도 ‘위안부 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선 강 장관은 “우리(정부)가 나서면 일본 정부도 나설 텐데 ‘국가 간 힘겨루기’로 번지는 게 과연 위안부 기록 등재에 유리할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면 예산과 무관하게 별도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미디어비평에서 “동아일보는 정부 입장만을 철저히 대변하는 보도를 이어왔다”며 치유재단 김태현 이사장 인터뷰와 치유재단 이사직을 맡은 심규선 대기자 칼럼 등을 지적했다. 민언련은 “반면, 피해자들의 행보와 저항의 목소리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사과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 사안에 대한 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해버렸는데, 대체 국민이 어떻게 “일본이 충분히 반성했으니 이정도면 됐다”며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녀상 철거에 있어서 앞으로 ‘시민단체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주장이, ‘어용 시민단체 운영’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를 통해 나왔다는 것 역시 의미심장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소녀상을 둘러싸고 소녀상 철거 반대 및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SNS에서도 “정부지원 시민단체 하나 만들어서 소녀상은 이제 철거하자고 요구하는 시위하겠네”, “‘시민단체 관제데모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 입에서 나오니 겁나게 수상쩍네요”, “정부가 나서지 않고 자칭 보수단체를 동원하겠지”, “말은 저렇게 하면서 뒤로는 보수단체가 하도록 하겠지”, “제발 알아서 시민단체가 철거를 하라고 압력 넣네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또 소녀상 철거 운운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가 가해자 눈치 보면서 해결해야 하는 게 옳은 거냐?”, “‘정부가 나설 일 아니다’가 아니라 ‘절대 철거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아야지”, “일본이 충분히 반성하면 철거 할 수도 있단 말이네? 충분히 반성하는데 왜 철거를 해? 역사를 보존하고 가르쳐야지”, “소녀상 철거는 일본이 반성하고 잘한다고 해서 없애주는 게 아니다. 아픈 역사의 한 부분으로 영원히 보존해야하는 거다”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