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현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바비엥2 그랜드볼룸에서 ‘화해 치유 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나서며 30대 남성이 뿌린 호신용 캡사이신(빨간원)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로 ‘화해·치유 재단’이 공식 출범했지만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현 재단 이사장은 한 시민이 뿌린 캡사이신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단 설립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장을 점거해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중구 바비엥2 그랜드볼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단의 목적과 출범의 의미 등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 김 이사장은 “재단 설립 목적은 피해자 상처 치유와, 존엄 회복”이라며 “그 외 목적에 대해서는 돈을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이름에 ‘용서’가 아닌 ‘화해’를 넣은 이유에 대해 김 이사장은 “성의를 다해 치유하고 다가섰을 때 그분들이 가해자를 용서하고, 그 차원을 넘어서면 역사와의 화해가 될 수 있지 않은가”라며 설명했다.

또 김 이사장은 “10억엔은 할머니 지원에 다 쓸 것”이라며 “어떤 분은 손녀 신장투석에 3000만원 든다고 그걸 하고 싶다고 했고, 어떤 분은 전세 사는데 곰팡이 안나는 데로 옮긴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용처를 파악해 할머니들에게 맞게 맞춤형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신 기자가 구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에 대해 질문하자 김 이사장은 “한일 합의내용과 소녀상은 절대 별개”라고 답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이사장은 5개의 질문만 받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에 “기자의 질문을 왜 안 받나”, “질문을 다섯개 밖에 안 받는 게 어디 있나”, “뭐가 켕겨서 질문을 더 안 받는 것인가”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이메일로 질문하라”며 회견장을 나와 승강기로 이동했다. 기자들은 이사장에게 “전쟁 성노예 피해자를 왜 거지로 만드나, 생활지원금은 정부가 복지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럴 거면 기자간담회를 왜 했나”, “재단에서 치유를 위해 어떤 것을 준비했는지 얘기해 달라”고 질문을 쏟아냈다.

승강기장 안에 기자들이 모여들었지만 김 이사장은 굳게 입을 다물고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때 30대 남성이 김 이사장 얼굴에 기습적으로 호신용 캡사이신을 분사했다.

김 이사장은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119 구급 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캡사이신을 뿌린 30대 남성은 현장에서 붙잡혀 연행됐다.

이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 등 남‧여 대학생 20여명이 회견장 단상을 점거하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해자를 외면하는 한일 합의 폐기하라”, “피해자 동의없는 재단 강행 중단하라”, “전쟁 여성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25년동안 할머니들은 싸워오셨다, 그깟 10억엔 필요없다. 12.28 합의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시위대 전원을 연행했다. 일부 대학생들은 재단 사무실 건물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 일본 정부 기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되는 '화해·치유 재단' 출범일인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재단 사무실 건물 앞에서 12.28 합의강행과 화해치유재단 설립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만적인 재단설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재단 설립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공식 인정하는 것이고, 할머니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정치적 폭력행위"라고 주장했다.화해·치유 재단은 지난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로 일본 정부가 기금 10억엔(약 107억원)을 출연해 설립하는 재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 일본 정부 기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되는 '화해·치유 재단' 출범일인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재단 사무실 건물 앞에서 12.28 합의강행과 화해치유재단 설립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만적인 재단설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김태현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바비엥2 그랜드볼룸에서 ‘화해 치유 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나서며 30대 남성이 뿌린 호신용 캡사이신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