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지원을 일체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23일 거듭 확인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2016년 관련 예산을 통과시켜놓고 전혀 집행하지 않았다며 12.28 한일 정부가 위안부 합의안 불가역 선언 이후 이면합의가 드러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 차원에서 하는 게 유네스코에서도 기본 정신”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의 지원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2016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명목으로 4억4000만원을 배정했지만 전혀 집행하지 않았고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해당 항목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지난해 유네스코 기록 등재 관련 문화재청과 협의가 있었다”며 “문화재청의 조언이 기록 등재가 제대로 되려면 민간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재고해서 방안을 마련해서 6월 30일까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권미혁 더민주 의원은 “애초에 민간의 일이었다면 왜 여가부에서 관계기관회의를 개최하고 지금도 2017년이라는 구체적인 등재 목표 시점을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나”고 따져물었다.

▲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12월 예산 국회에서 유네스코 등재 관련 예산을 다 통과시켰고 여가부 홈페이지에는 2017년까지 추진한다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한일 위안부 협상과 관련 유네스코 기록 등재를 중단할 것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일본측의 발표가 있었다”며 “당시 2개의 일간지에서 여가부에 질문했더니 이면합의는 없었다고 답했다”고 되짚었다.

이 의원은 “예산까지 통과시켜놓은 사업을 12.28 한일 정부간 합의 직후 중단시켰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이면합의설을 제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2015년 7월 일본 정부는 일본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인정하면서 일본 근대 산업시설을 유네스코에 등재했다”며 반면 “한국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다가 민간으로 떠넘겼다, 낮은 역사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회가 승인해준 2016년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예산 4억 4천만 원을 당장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23일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예산의 삭감 결정과 관련 “민간이 추진하는 게 기본정신”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가부 홈페이지에는 2017년까지 유네스코 등재가 목표라며 관련 홍보 내용이 게시돼 있다. <이미지 출처=여성가족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