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가 10일 오전 8시23분께 지병인 폐암으로 투병하다 향년 88세 일기로 별세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유 할머니는 1928년 충남 아산 선장에서 태어나 15세 되던 1943년에 시모노세키로 끌려가, 그곳에서 1년간 일본군 ‘성노예’로 고통 받았다.

유희남 할머니는 종전 후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불면증과 심장질환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09년에는 폐암 판정을 받고도 2012년 나눔의 집에 입소, 피해자들과 함께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했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유희남 할머니 <이미지출처=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 페이스북>

유 할머니까지 올해에만 6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0명(국내 38명, 국회 2명)으로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유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생전에 일본군 ‘위안부’의 진상을 규명하고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와 법적배상을 받았어야 했는데 박근혜 정부의 굴욕적인 협상으로 할머님의 명예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도 “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이 마흔 분만 남아 계신 상태다. 한 분 한 분 돌아가실 때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할머님 한 분 한 분 가지고 계신 이야기들을 우리는 꼭 기억하고 남겨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이분들의 이야기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하는 일에도 전혀 예산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제발 우리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깨달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희남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