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숱한 의혹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전자결재로 임명이 강행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모교인 경북대 동호회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흙수저라 무시당했다”며 언론 등에 법적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은 5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며 “제2의 우병우를 보는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해임건의안을 공동 발의키로 합의했다.

김 장관은 4일 전자결재로 공식 임명 직후 경북대 동문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정의와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과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언론도 당사자의 해명은 전혀 듣지도 않고 야당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며 “심지어 증인까지 나와서 전혀 특혜가 아니며 나는 김 장관을 전혀 모른다고 증언했는데도 한 줄도 싣지 않았다”고 언론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33년 공직생활과 5년간 공기업 사장으로 재직하며 전 재산이 9억원이고, 한번의 위장전입도 없었다”며 “한 건의 다운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음주운전이나 논문표절은 더욱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일 장관으로 부임하면 그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 종편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며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더 이상 지방출신이라고 홀대받지 않고, 더이상 결손가정자녀라고 비판받지 않는 더 나은 세상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제반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野 “자가당착 빠져 선악 구분도 못해…인격적 자질조차 없어”

이에 대해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흙수저이기 때문이 아니다”며 “금수저의 특권을 누린 각종 혜택과 편법, 비리 의혹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할 뿐,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기 대변인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며 “반성은커녕 명예 실추, 법적인 조치 운운하는 장관이 농민들의 마음을 어찌 보살필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단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윤선, 김재수 장관 임명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농해수위 더민주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회 청문회 결과 부적격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김 장관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 장관의 ‘흙수저’ 주장 글에 대해 “자가당착에 빠져 선악을 구분 못하는 등 인격적인 자질조차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업무 시작에 앞서 정신감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마치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모함과 음해, 정치공격으로 탄압을 받은 청빈하고 정의로운 민주투사를 자처하며 사법적 대응을 예고했다”며 “온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나아가 모독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관련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함께 검토했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제외키로 했다.

김해수 장관의 이같은 태도에 SNS에서는 “경북대 나온 게 흙수저냐?”, “경북대 나와서 서울대 대학원을 나왔는데... 지방대 출신 서러움을 말하다니”, “뻔뻔하기가 윤창중 버금 간다”, “경북대 동문들이 널 고소하지 않을까? 지방 명문 경북대를 시골의 흙수저 학교라고”, “이런 태도가 자신의 동문을 욕먹이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자기 모교에 먹칠 하는 게 아닌지”, “장관 임명 되는 순간까지만 납작 엎드렸다가 임명 되자마자 감정적인 호소를 해서 학연, 혈연을 자극하는 저렴한 방법을 쓰고 거기다가 복수를 하겠다고 선언까지 하다니, 참 그릇 작아 보입니다”, “공기업 사장 5년, 현재는 장관이 흙수저라고 말하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은 무슨 수저인가요?”, “저금리로 이득보고 시세차익한 게 웬 지방대 흙수저? 이게 장관하면 어지간하겠다”, “가지가지한다. 노모 건강보험이 어찌된 지도 몰랐던 놈이 뻔뻔 가증스럽다”, “명확하게 해명을 하든지 그냥 논리도 없이 흙수저라고 하네. 아무도 무시 안했는데 셀프무시인가? 이런 것도 검증안하면 청문회 없애라”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