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가 조사기간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예은아빠’ 유경근 씨(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무기한 단식농성 또한 오늘(22일)로 엿새째를 맞았다.

▲ <사진출처=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

주말인 어제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찾아 유경근 위원장을 만났다. 만남 이후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의 아픔은 바로 나의 일 일수 있다”며 “유가족 유경근 씨는 무제한 단식으로 ‘진상규명’, ‘진실인양’을 위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알렸다.

박 시장은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영화 <터널>에서 김대경(오달수 배우)구조 대장은 ‘경제도 어려우니 구조를 멈추고 터널 공사를 해야 한다’는 한 전문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며 “깜빡하신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저 안에 사람이 있어요”란 영화 속 대사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벌써 포기하고 잊으신 것 같은데 세월호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있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는 국민들이 보내는 시그널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 모두가 김대경 구조대장이 되어 진실을 구조해야 한다. 연결된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에도 박원순 시장은 “총선이 끝났을 때, 야당이 여당을 이겼을 때만해도, 세상의 많은 고난들이 상당히 해결될 것으로 희망이 넘쳤다. 그런데 이제 몇 달이 지났다고 세월호의 유가족들이 다시 단식농성을, 그것도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사생결단의 단식농성을 벌이게 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유경근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했다.

▲ <사진출처=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페이스북>

단식농성 4일째인 지난 20일 유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시선 끌기 위한 이벤트로 ‘사생결단식’을 하는 게 아니”라며 “정말 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단식농성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장훈 진상규명분과장과 저는 오직 물 하나만 마시고 있다”면서 “모두가 효소를 먹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권유했지만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죽어나가야 눈 하나라도 꿈쩍 할 것 같아서 그랬다”고 전했다.

유경근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확답을 내놓을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에 “두 야당이 피해자와 국민의 희망으로 나설 때까지 절대로 쓰러지지 말고 버텨달라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전화, 엽서, 문자, SNS 등을 통해 ‘특별법 개정, 특검의결, 선체조사 보장 약속을 지켜달라’ 요구해줄 것과 전국 각지에서 하는 서명전, 피케팅, 리본나눔 등을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진행줄 것을 요청했다.

유 위원장은 이 두 가지를 부탁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국회의원들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열망하는 대다수 국민의 바람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