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MBC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누설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특별감찰관 흔들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온갖 의혹을 받고 있는 우 수석을 유임한 소폭개각을 단행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6일 “SNS에 따르면 이 특별감찰관은 특정 언론사 소속 기자에게, 감찰하고 있는 대상은 ‘우 수석의 아들’과 ‘가족 회사 정강’이라고 밝힌다”고 보도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감찰 이후 처리방침도 설명했다며 “‘특별감찰활동이 19일이 만기인데,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이 조사하라고 넘기면 된다’고 말한다”고 MBC는 보도했다.

우 수석 처가의 차명보유 의혹을 받고 있는 화성땅에 대해서는 이 특별감찰관이 “아무리 봐도 감찰 대상 법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MBC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상대방이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서류를 보내주겠다’고 하자 ‘일단 놔두자, 서로 내통까지 하는 것으로 돼서야 되겠냐’며 사실상의 상의를 이어간다”고 MBC는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16일 <이석수 특별감찰관, ‘우병우 감찰내용’ 특정 기자에 누설?> 리포트 ⓒMBC 보도영상 화면캡처

MBC가 누설 의혹을 확인하려 하자 이 특별감찰관은 문자메시지로 ‘그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언론접촉을 자제하고 있다’며 ‘감찰 종료 시까지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MBC는 “특별감찰관법은 감찰 내용 누설 금지와 정치적 중립 등 엄중한 의무를 부여해, 다른 목적을 위한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언론에 다 보도된 내용으로 특별히 감찰 상황 누설로 볼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17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정강)을 통한 세금 회피·재산 축소 논란을 조사한다는 것은 이미 감찰이 개시될 때 모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감찰 이후 처리 방식을 설명한 부분도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법 규정상 감찰 기간이 한 달로 정해져 있는 만큼 설령 이 특별감찰관이 19일이 만기인데,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이 조사하라고 넘기면 된다고 발언했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다른 인사는 “특별감찰관이 조사대상과 감찰 시한을 언급했다고 감찰 누설 정황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뭔가 의도가 엿보인다”며 “감찰조사 마무리 시점이 임박하자 특별감찰관을 흔들려는 의심도 든다”고 ‘특별감찰관 견제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본말전도, 뭔가 나오고 있다는 반증”

권영철 CBS 선임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우병우를 재신임(?) 하자마자 이런 보도가 나온다는 건 어떤 의도가 있어 보이지 않나요?”라며 “SNS를 입수했다고 하는데 이게 의혹투성”이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권 기자는 “이석수 감찰관이 언론사 중견기자와 통화를 했는데 그 내용을 입수했다는 건데 중견기자가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입수했을까요?”라며 “이른바 ‘우병우 사단’이 포진해 있는 검찰과 국정원 등 사정기관들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온갖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고 말했다.

권 기자는 “우병우 살리기가 본격화 된다는 건 온갖 무리수가 동원될 수 있다는 거겠죠”라며 “십상시 사건 당시 조응천 전 비서관과 일부 행정관들을 묶어서 7인회니 뭐니 했던 기억도 되살아난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고 개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SNS를 통해 “본말 전도”라고 말했다.

박 원은 “우병우 수석이 엄청난 비리 의혹에도 꿈쩍을 하지 않는 가운데, 이를 살펴보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하여 감찰사실 누설 처벌 운운 기사가 나온다”며 “뭔가 나오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