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방송인 김제동씨의 ‘성주발언’ 관련 10일 이데일리의 사설에 격노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씨의 발언을 문맥을 자르고 왜곡했다며 “이분은 언론에 사설까지 쓰시는 분이 뉴스도 안 보고 사시는 모양이죠?”라고 비난했다.

이데일리는 이날 <개그 하자는 건가, 정치 하자는 건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김제동씨가 성주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장관을 싸잡아 “그들은 성주의 일에 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며 “성주에 주민등록이 없다는 이유로 ‘외부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데일리 10일자 2면 사설 <개그 하자는 건가, 정치 하자는 건가> ⓒ 이데일리PDF

또 김제동씨의 연설 영상 시청을 권유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김홍걸 전 위원장에 대해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의 수많은 갈등 국면에서 한낱 외부세력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이데일리는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할 소리가 있고 해선 안 될 소리가 있다”며 “한낱 객기 어린 망언을 나무라진 못할망정 두둔하는 데서 더 나아가 선동의 빌미로 삼는 것은 박 위원장이나 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마땅한 처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안 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모는 것과 같다”는 발언을 상기시키며 “대중, 특히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연예인들이 계몽 수준을 넘는 과도한 정치적 언행으로 사회 분열에 앞장서는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부세력 운운하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성주 군민과 연대하려는 분들을 먼저 공격한 쪽이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이라며 “그래서 김제동 씨가 “우리가 성주 사람이 아니라 외부세력이라면 대통령도 외부세력이 아니냐”라고 비꼰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제동씨의 해당 발언은 강신명 경찰청장 등 정부와 보수언론의 ‘외부세력 범주 규정’에 반박하면서 나온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제동씨는) 보수세력의 막말이나 궤변과 다른 수준 높고 점잖은 반격이었는데 그 정도도 이해를 못하는 건가요?”라며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라서 화풀이를 하는 건가요?”라고 꼬집었다.

김제동씨의 ‘성주 연설’은 SNS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확산되고 있는 반면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은 문맥을 잘라내고 왜곡 보도하며 ‘마녀사냥식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보수언론은 끊임없이 ‘외부세력 개입론’을 부풀렸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외부 전문 시위꾼’으로 몰았다”며 “김제동 씨는 이런 언론의 행태가 ‘헌법에 반하는 것’임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했지만 새누리당은 근거도 없이 그를 ‘선동꾼’으로 매도했고 보수언론도 거들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디어몽구’ 김정환씨는 9일 “늦었지만 자막까지 넣었다. 역대급 열변을 토했다”며 김제동씨의 연설을 편집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 사람 너무 멋지다”며 “헌법을 위대한 어록으로 승화시킨 제동의, 사드에 의한, 성주 군민을 위한 발언의 자막버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