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국 정부나 한국민이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정적 대가는 손익 계산을 따지기 어려울 만큼 막대하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 12일자 한겨레신문 기고 <중국 뺨 때린 ‘사드’, 대한민국이 잃어버릴 것들>에서 일본 극우언론 산케이신문도 ‘일본 방위성 안에서 사드 체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소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 한 자위대 간부가 “전쟁 초기 북한이 48발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일본을 향해 쏘면, 사드의 효용성을 100%로 인정하더라도 결국 방어가 안 된다”고 분석했다는 것.

한국에서도 이 전 장관은 “북한이 48발의 사드 요격미사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몇 배에 이르는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막아낼 수 없고 “더욱이 수도권은 아예 사드로 막을 수 없는 북한의 장사포 사정거리에 들어 있다”면서 실효성이 없음을 주장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은 “사드의 유효성 문제는 사드 배치 결정이 몰고 올 다른 국익 손실에 비하면 차라리 미미한 편”이라며 막대한 국익 손실을 경고했다.

“日 방위성도 사드 실효성 의문제기…韓 막대한 국익손실 어찌하려..”
“미국이 ‘도랑(北)치고 가재(中)잡겠다’는데 중국이 도와주겠나”

우선 ‘중국발 손실’과 관련 이 전 장관은 “중국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북한 핵 포기’는 하나의 구실일 뿐 결국 ‘중국 견제’가 숨어 있는 진정한 목표라는 심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북제재 전선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쉽게 말해서 미국이 “도랑 치고(북한 압박 강화) 가재 잡겠다(중국 견제)”는데, 가재 신세가 된 중국이 미국을 도와 마냥 도랑을 치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은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시키면서까지 유엔의 “끝장결의”를 이끌어내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끝장외교는 5개월 만에 더는 갈 길을 잃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보가 아니라면 중국의 적극적인 제재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사드 배치 결정을 늦췄어야 할 터인데, 한·미는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제재 시행 불과 4개월 만에 중국의 뺨을 정면에서 때리며 대북제재 공조체제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 충북 '사드배치반대음성대책위원회' 11일 음성읍 설성공원에서 충주, 진천, 괴산 등 인근 지역 주민과 대책위 회원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사진= 음성군 제공, 뉴시스>

또 경제 상황과 관련 이 전 장관은 “수출 상품의 26%를 중국으로 보내는 우리 처지에서 걱정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어떻게 다방면에서 국익을 위협하는지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중관계에 대해서도 이 전 장관은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자신을 봉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북한 문제를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빌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이상, 북-중 관계의 진전은 필연적”이라고 내다봤다.

“더민주, 실체도 불분명한 여론 눈치 보지 말고 적극 풀어가야”

‘국내발 손실’과 관련 이 전 장관은 “무엇보다도 부지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극심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은 “안전성 문제도 거의 없고 사회적으로 상당한 명분을 가지고 있던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이나 제주 강정기지 건설 등에서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저항으로 커다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애초 구상이 난항에 빠져 계획 일정이 크게 지체된 경험을 안고 있다”고 선례를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사드 배치는 실효성에서도 논란을 안고 있고 안전성 문제도 크게 부각돼 있어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반대가 더 격렬하고 체계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적 갈등을 순리적으로 극복하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장관은 “실효성이 극히 의심되고 막대한 국익 손실을 초래할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며 “그러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장관은 “지금은 실체도 불분명한 ‘여론’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여론을 선도하는 용기와 문제를 순리로 풀어가는 지혜가 동시에 필요한 때”라고 더민주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종석 전 장관의 글에 네티즌들은 “중국, 북한, 러시아 건드리면서 요단강은 건넜다”, “대통령님 사드는 안하시는 게 옳지 않을까요, 제발요, 우리 경제나 신경쓰자고요”, “우리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이번에도 정치권이 큰일했네”,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 우리가 잃게 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동시에 사라지게 될 일자리를 의미하는데”, “다수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쏘면 막을 수도 없는데 왜 설치한다고 했답니까, 개 돼지 나라여서 그런가요? 도움도 안 되는 사드에서 나오는 레이더 전자기파에 암 걸리고, 죽어도 상관 없나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