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이 열린 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최경환(오른쪽) 의원과 유승민(왼쪽) 의원이 말 없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면서 자신의 지역구 배치는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여권 실세인 최경환 의원부터 이철우 정보위원장, 4선의원인 주호영 의원, 대표적 사드 찬성론자였던 유승민 의원까지 일제히 반대 대열에 나섰다”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친박 핵심 실세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과 국회 정보위원장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 4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등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은 일제히 자신의 지역구 배치에 반대를 표명했다. 그동안 TK는 사드 찬성 여론이 높았으나 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되자 ‘우리 지역은 안된다’는 모순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기 대변인은 “여당의원들은 사드 배치에 줄곧 찬성해왔고, 심지어 시급한 도입을 주장해 왔다”며 “그런 분들이 정작 자신들의 지역구만은 안 된다는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한다면, 대구·경북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후보지가 결정될 경우 발생할 후폭풍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기 대변인은 “본인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정말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면 앞장서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앞뒤가 맞는 처신이 아닌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에서 “사드 배치에는 찬성하지만 대구·경북은 안 된다는 (새누리당의) 논리가 더 무책임하고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은 기정사실화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국회를 통한 공론장 형성과 국회비준, 필요하면 국민투표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사드는 찬성하지만 TK 배치는 안된다는 새누리당 TK 의원들”이라며 “자가당착과 이율배반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사드 배치는 찬성하는데 우리 지역만 안 된다? 친박 최경환, 비박 유승민 모두 참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지역으로는 가도 좋은지 제대로 설명도 못 한다”며 “그래서 내가 새누리당에 합리적, 개혁적 보수는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 주민들더러 ‘종북’이라던 사람들이 자기 동네 인근에 사드기지 건설하는 건 결사반대한다”며 “자기 아픔만 느끼고 남의 아픔은 못 느끼는 걸 당연시하는 사회가, 가장 위험한 사회”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