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청와대 세월호 보도통제’ 의혹과 관련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그리 했을 것”이라며 옹호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중견지역언론인 모임 ‘세종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해 기사 삭제와 수정을 요청한 것과 관련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다만 “안 들키게 했어야 했다”며 “들켰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되는 발언으로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2일 “청와대의 보도지침 하달이며 보도편집권의 침해”며 “이정현 의원은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고 논평한 바 있다.

관련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7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지금도 보도지침을 내리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정상적 홍보업무라고 하면 대한민국이 언론탄압 국가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 행동은 당연히 잘못”이라며 “잘못된 행동이 드러났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 발언이 이 의원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면서도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안 드러났다가 이번에 기왕 드러난 만큼 앞으로는 바꿔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은 6월20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KBS를 운영하는 데 있어 자율성을 저해하는 건 내 스스로 다 차단하려고 했고,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정권 차원에서 왜 불만이 없었겠나”라며 “KBS가 참여정부 시절 비판 보도를 많이 해서 지지자들이 ‘KBS가 참여정부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항의도 많이 했는데”라고 되짚었다.

정 전 사장은 “그러나 공영방송은 언론 본연의 기능, 사실 전달과 권력 감시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정부 출범 뒤 KBS에서 부당하게 강제 해임된 정 전 사장은 이후 1,2심, 대법원에서 모두 해임무효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노무현재단 이사를 지내기도 했던 정 전 사장은 “KBS 사장을 나온 뒤 그해 10월 처음으로 봉하를 찾았다”며 “‘사장으로 있을 때 전화해주지 않아 고맙다’는 인사도 할 겸 내려갔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내게 함께 언론개혁운동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트위터에서 “국민의당의 입장은 청와대가 보도 통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건가요?”라고 따져물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안 들키면 그만? 언론자유 침해를 과속 위반 정도로 보는 위험한 생각”이라며 “언론퇴행에 젖을 대로 젖어 뭣이 중한지 잊은 게죠”라고 일갈했다. 그는 “학살이 일상인 사회에선 살인도 ‘안들키면 그만’이라더군요”라고 꼬집었다.

SNS에서는 “참여정부때 KBS사장은 대통령 전화 한통 안 받았다는 건 알만한 국민은 다 아는데. 국회의원씩이나 돼서 뉴스도 안 보냐”, “법을 위반하는 것을 어떻게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국회의원이 있을 수 있지?”, “새누리당 대변인을 자처하나”, “지금 온 힘을 다해 이정현 보도통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이 때에 변죽을 울리는 경우는 뭘까? 참 한심하다”, “새누리처럼, 뻑하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물고 늘어져 면죄부를 주려는 유성엽”, “나라면 안 들키게 잘 할거다 이 얘기네? 나라의 큰 도둑이 되시겠어. 쯧”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