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법 김 모(33) 검사 사건 파문이 커지면서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41기 동기 법조인들이 오는 5일 대검찰청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검찰청. <사진제공=뉴시스>

서울남부지검 김홍영(33) 검사 사건과 관련 사법연수원 41기 동기 법조인들이 5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는 “우리가 기억하는 김 검사는 항상 웃는 얼굴에,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 좋은 친구였다”며 “우리는 김 검사의 자살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동기들은 “김 검사의 자살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가 정말 직장 상사의 괴롭힘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며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41기 동기들이 연명한 성명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사망한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7년 친구인 김기태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재 집계로는 (성명서에) 600명 이상 많은 분이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법조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동기들이 문제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사건 직후에는 상사의 횡포로 인한 부분들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생전에 고인이 그런 부분들을 토로했고 대학 친구나 고향 친구들한테도 많이 얘기했었다는 점이 알려지고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문제 인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친구가 좀 말이 많은 친구였는데 올해 1월 경 부서를 옮기고 나서 2,3월부터는 말수가 엄청나게 줄었다”며 “저희들끼리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되짚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또 원인과 관련 김 변호사는 “단순히 업무량만으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많은 동기들 얘기로는 인간적인 관계들이 그런 선택에 좀 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김 변호사는 “부모님들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 받으셨는데 내일이 49제인데 지금까지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체계의 원인이 어떤 거였는지 좀 밝혀지지 않아서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동기들이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조직문화의 폐단 지적과 관련 김 변호사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을 이번 일로 좀 알게 됐다”며 “그렇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사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검찰 내부 직원들이 아니겠냐”며 “그런 부분들이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확인이 돼야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검사가 사직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그만두는 사람에 대한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며 “또 들리는 얘기로는 그만둔다는 말을 한 시점부터 새로운 고난이 시작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두지 못하도록 붙잡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파헤치려는 면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고난이) 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거듭 “무엇보다 부모님들이 납득하실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의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5월19일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검사 사건과 관련해 3일 사실관계를 규명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김 검사가 사망한 지 한달이 지난 6월27일 부친은 탄원서를 제출했고 언론에 보도되자 검찰은 뒤늦게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로 ‘뒷북 조사’에 들어갔다. 

▲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김홍영 검사 죽음에 관한 진상구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이 성명서를 들고 대검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