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안보회의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애슈턴 카터(가운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뉴시스>

한민구 국방장관의 ‘사드 말바꾸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7일 “정책적 소신이 없거나, 국민을 속이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엄청난 국고를 쏟아 부어야 하는 무기체계 도입과 관련해서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3일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사드 배치가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한민구 장관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논의 예정’ 언급에 대해서도 3일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민구 장관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4일 주제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의 방어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군사상 분명한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무기를 우리가 졸속 수입해서 막대한 국고를 쏟아 부어야 하느냐는 국민적인 우려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다”고 반대했다.

또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북핵 폐기를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저렇게 극렬하게 반대하는 무기체계를 도입해야 되느냐는 정치적 고민이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정 원내부대표는 “우리가 유리해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 안보를 인질로 삼는 것”라고 성토했다.

박 원내부대표는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회귀 정책의 수단에 불과하지만 우리로서는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며 “사실상 국제 외교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완전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우리 외교 주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안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드 배치는 재고돼야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사드를 배치하려면 차라리 외교부를 없애고 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정부가 이처럼 호들갑을 떨며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사드배치를 밀어붙이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사드의 군사적 효용과 천문학적인 운용비, 배치 주변 지역의 환경적 영향 등 의문과 논란에 대해 당국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적 합의, 외교적 전략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대변인은 “박근혜정부는 한미 사드 협의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협의의 내용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중국의 협력을 어렵게 하고, 강경한 반발을 초래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강행하는지 답하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미중이 갈등하는 사안에 휘둘리다 목적을 상실한 채 표류하는 외교는 더 이상 반복돼서 안 된다”며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로 자충수를 두지 말고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사드 레이더 위험반경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