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5일 “한말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동학농민운동을 진압하기에 벅찬 조선이 외세에 의지하여 위기를 탈출하려고 한 것이 결국 청일전쟁으로 연결되고 국권이 상실되었던 그 역사”라며 이같이 개탄했다.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김 의원은 “5월 이후 대중 압박과 견제의 행보가 놀랍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에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베트남을 방문하여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한다고 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그 직후 일본 히로시마의 원폭 피해현장을 방문한 것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한다는 목적일 것”이라며 “어제(4일) 샹그릴라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미일 3국 해상군사훈련을 실시하고, 그 직후 다국적 군사훈련인 림팩에 사상 최대인 총 27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는 합의도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여기에다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다시 의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우리는 중국을 군사적 적성국으로 삼게 될 수 있다”면서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군사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한중관계의 악화야말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게는 나쁠 것 없다”며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했던 학자는 “이제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보수대연합이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바야흐로 신냉전 체제가 도래하는가 보다”면서 “이런 시점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검토가 가속화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라고 심각한 상황임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구한말을 상기시키며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자 속절없이 강대국 정치에 흡수되는 지금의 대한민국 처지는 백년 전의 한반도 지정학과 다를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기말의 불안이 21세기에 또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닌지, 자칫하면 기름통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우리 국방부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사드 한국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일본을 위한 한미일 MD 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사드 배치 의지를 밝혔다”며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국은 미일 MD의 전초기지로 되어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된다”고 비판했다.

또 “미일 MD 작전은 아베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한 것으로 한미일 MD 훈련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평시, 유사시에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탈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한반도와 동북아의 신 냉전적 대결 체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한·미, 한·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결과 규탄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