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선거개입 논란에도 13일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고 투표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했다.

박 대통령은 ‘지방순회 행사’로 시민단체들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신고당하고 대통령 직무 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선거 전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거듭 “경제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 한다”며 19대 국회 심판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새로운 친박국회’를 만들어달라는 노골적인 대국민 협박”으로 “최악의 선거개입”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앞서 1천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6총선시민네트워크는 지난 10일 박 대통령이 ‘빨간 옷’을 입고 지방을 순회하며 여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일 선관위에 신고했다.

시민단체 ‘이명박근혜심판 범국민행동본부’(이하 행동본부)는 11일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빨간 옷’ 논란에 대해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본부장은 12일 CBS라디오에서 “대통령 옷이 많지 않다”며 “색깔로 보면 그렇게 많은 색깔의 옷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본부장은 “그걸 연결시켜서 대통령이 (선거) 중립을 해치고 있다는 야당의 태도는 정말 어이가 없다”고 역공을 폈다.

권 본부장은 “대통령이 본인 취향에 따라 이런 색깔, 저런 색깔 옷을 입을 수 있다, 또 여성들은 한 옷을 계속 입지 않느냐”며 “요즘 또 봄 같은 좋은 날씨에 붉은색 재킷이 얼마나 잘 어울리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트위터에서 “‘새빨간 거짓말’의 교과서적 사례군요”라며 “‘새빨간 거짓말’을 믿는 건 어리석기 때문이고, 믿어주는 건 사악하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SNS에서는 “옷이 없어 봄에 빨간 자킷을 입는다니 이 옷들은 뭔가”, “세월호 사고 때도 총천연색 옷을 입고 외교하던 분이 빨간 옷만 입고 다니다니”, “패션외교라며 칭찬할 때는 언제고”, “우리가 본 그 수백벌 옷은 다 뭐냐”라며 대통령의 다양한 옷 색깔의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