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달 28~29일까지 양일에 걸쳐 2차 청문회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었다. 이번 청문회는 침몰원인을 인양문제에 집중했고 이준석 선장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1차때와 마찬가지로 여당추천 위원들은 불참했고 증인들 역시 기억이 안난다는 등 ‘모르쇠’의 태도였다. 더구나 총선 뉴스에 청문회 소식이 묻히는 경향도 보였다. 청문위원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았을지 궁금했다.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는 법무법인 해마루의 장완익 변호사를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해마루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장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장완익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 ⓒ 이영광 기자

“청해진해운이 ‘가만히 있으라’ 지시…증언 확보”

- 지난달 28~29일까지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있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제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죠. 1차와 비교를 하면 그 때는 저희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직접 조사한 내용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청문회를 준비해서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서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조금은 위원회가 직접 조사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새로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청문회에서 중요한 것은 저희가 새롭게 문제를 제기해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새로운 진술이 나왔어요. 하지만 이걸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공개된 청문회 자리에서 진술이 확인되었고 그걸 토대로 또 다른 조사가 필요하겠죠.

그리고 1차보다 2차 때 신문을 하는 위원들하고 실무를 준비했던 조사관들하고 1차 때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보완하려면 위원들이 주도적으로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필요한 걸 보충해 달라거나 어느 한 부분을 더 조사해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조사결과가 신문 내용에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어요.”

- 이번 청문회의 성과는 뭔가요?

“없죠(웃음). 앞서 말씀 드린 게 저희는 청문회를 그냥 한번 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진술이 있었다는 걸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이고 그게 진실인지는 더 검증해 나가야 해요. 오늘(5일) 특조위 브리핑이 있었는데 밝혀진 게 성과가 되겠죠.

권영빈 소위원장이 말한 것은 침몰 당시 선내대기방송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는 증언이 확보되었는데 강혜성 씨의 진술이었어요. AIS 항적 등 각종 데이터에 오류가 있음이 확인되었죠. 그러나 AIS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기준이 됐었죠. AIS 항적을 가지고 세월호가 언제 어디에서 표류하고 침몰했는지. AIS 항적 자체를 확인해보니 여러 가지 생략된 것도 있고 좀 편집된 것도 있어서 이 자체를 믿을 수 없는 거예요.

▲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 1일차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영상을 지켜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수사는 AIS 항적을 기초로 해서 거꾸로 침몰 과정을 추론했었는데 만약 AIS 항적 자체에 저희가 믿지 못할 점이 있다면 이것만 가지고는 잘못된 결론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 믿고 할 수 없고 다른 여러 가지 정보나 밝혀진 사실을 종합해야 하지 AIS를 중심에 놓을 순 없다는 게 제 저희 입장입니다. AIS 항적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주·진도VTS의 교신 녹음기록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입증되었어요. 참사 이후에 은폐와 관련된 것이겠죠. 왜 은폐를 하려고 하는가 하면 제주든 진도든 VTS가 가장 초기에 세월호와 교신하고 사고소식을 들었던 국가기관이죠. 그러면 거기서 초기에 가장 신속하게 제대로 된 대응을 했더라면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인데 두 군데가 다 부족했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양쪽 VTS가 그걸 숨기고 싶지 않았는지 생각해요.

운항되어서는 안 될 세월호가 도입·개조되는 과정에서 항만청, 한국선급 등 관계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이 당사자들에게서 확인되었습니다. 이게 보통 이야기하는 세월호 도입이나 증·개축과 정과 관련해서 세월호가 침몰해서 참사로 발전된 걸 다 쪼개보는 거죠. 침몰 원인이라는 게 저희가 봐서는 바로 침몰한 게 아니라 세월호 도입부터 출발할 때 등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여기도 미흡했던 게 있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국정원과 청해진해운 밀접한 관계…조사 시작해야”

- 이준석 선장이 기존에는 퇴선 명령을 안 했다고 했는데 청문회에서는 퇴선 명령을 했다고 진술을 바꿨잖아요.

“거기에 대해 드릴 말씀이 별로 없는 게 이준석 선장도 ‘죄책감 때문에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라고 검찰 수사에서는 얘기했지만, 진술을 바꾼 게 새로운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계속 다른 항행 사들은 ‘선장 지시를 받아 퇴선 조처를 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했었고 이 선장도 여러 가지 진술을 보면 전체적인 취지로서는 퇴선 명령 했다고 계속 일관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그게 꼭 청문회에서 말이 바뀐 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또 퇴선 명령을 했다 하더라도 그게 제대로 실행이 안 되었더라면 결국은 퇴선과 관련된 여러 조치를 선장으로서 제대로 안 취한 것이기 때문에 별로 달라질 게 없다고 봅니다. 언론에서 말을 바꿨다고 보도한 것이지 실제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지난 3월 28일 오후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 1일차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6.03.28.

- 국정원과의 관계도 물어본 것으로 알아요.

“국정원에 대한 조사는 안 되었고 청해진해운과 관련해서 거기 직원들을 조사하면서 국정원과 여러 가지 연락을 한다든지 식사를 같이하는 등의 부분을 일부 확인한 것이죠. 그렇지만 정해진해운이나 국정원을 아직 조사한 단계는 아닙니다. 이번엔 청해진해운과 관련된 자료에 국정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만 해서 문제 제기는 된 것 같고 구체적으로 담당자들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차근차근 확인해 나갈 단계이고 아직 깊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그 관계가 어떨지는 담당자 조사를 해봐야 되겠죠. 근데 국정원이 조사에 응할지가 의문이지만 시작해야죠.”

“기본적 계획도 제대로 없으면서 인양만 신경쓴다고 한다”

- 인양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던데.

“인양이 침몰 원인과 바로 연결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세월호를 인양해야지만 침몰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침몰원인이라는 큰 주제 위에 인양 부분도 넣었어요.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세월호가 인양될 필요가 있죠.

또한 세월호는 침몰원인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증거잖아요. 그런데 세월호를 완전히 파괴된 상태에서 올리면 저희가 침몰원인을 밝힐 수 없어서 제대로 온전하게 인양되어야지만 저희가 침몰원인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이야기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죠.

▲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 2일차에서 청해진해운이 국가정보원에 접대한 기록이 담긴 문서가 화면을 통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것은 활동 기간과도 연결되죠. 지금 정부는 위원회 활동 기간이 6월까지라고 하는데 인양은 7월말 계획이에요. 그럼 저희는 침몰 원인을 조사할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활동 기간을 인양 후 조사는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 오히려 그러면 빨리 인양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인양에 대해 해양수산부에 구체적인 계획이 뭐냐고 물으면 해수부는 ‘자기들은 선체인양에만 모든 정신을 다 쏟고 있기 때문에 세월호가 인양된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만 이야기하고 있죠.”

- 인양 후 계획도 중요하잖아요.

“네 아주 중요하죠. 배를 침몰한 상태로 놔둘 수도 있죠. 근데 이게 오염원이 되거나 바닷길을 방해하고 있다면 올릴 필요가 생기는 거죠. 또 세월호처럼 미수습자가 있고 침몰 원인도 밝혀야 하기 때문에 인양해야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수습자를 잘 수습하고 침몰원인을 어떻게 밝힐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어요, 원래 상하이 샐비지와 계약은 3월 31일까지 어디로 옮길지 얘기하고 그것에 따라 준비를 해야잖아요. 정확히 기본적인 계획도 제대로 안 됐고 인양만 신경 쓴다고 이야기하죠.”

- 왜 그럴까요?

“그것은 특조위가 조사를 해야 하는데 자기들 주장에 의하면 6월 말로 특조위는 조사할 권한을 상실하게 되니까 그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거죠. 내부적으론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특조위가 침몰원인 조사를 같이 해야 할 것인데 대책을 세웠어도 공개를 못하죠. 특조위가 배제된 조사계획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죠. 계속 말 안 하다가 6월에 가서 특조위는 조사 권한을 잃고 7, 8월 3개월 동안 종합보고서와 백서를 쓸 수 있는 때에 발표하겠죠.”

- 준비과정은 어땠나요?

“2월 22일 개최된 제26차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제2차 청문회 개최 계획을 의결했는데 그전에 청문회를 준비해서 22일 정식으로 개최 계획을 의결하고 2차 청문회 준비위원회가 바로 구성되었죠.

이석태 위원장님이 준비위원장이고 팀을 두 개 만들었는데 신문준비팀과 행사 준비팀이었어요. 신문을 준비하는 쪽은 주로 위원들인데 위원들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여기도 지원해 줄 과장급이나 팀장급에서 신문 준비파트를 만들고 행사준비 파트는 장소 섭외부터 증인이나 참고인 관리하는 것이라든지 하는 것이죠. 두 분야로 해서 매주 회의를 했어요.

24일 1차 준비위원회를 열고 그 후 매주 월요일 모여 체크하는 것인데 이것은 체크만 하는 거고 실제로 중요한 것은 신문 준비팀 내에 주제가 3개 있기 때문에 주제별로 담당할 신문위원과 조사관을 구성해서 회의했죠. 많은 걸 뽑고 추러 나갔어요. 거기서 일정도 2일로 결정했어요. 이런 것이 1차보단 2차에서 발전되었다고 해야 되겠죠.”

▲ 지난 3월28일 오후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1차 청문회는 3일이었던 반면 2차는 2일이었잖아요. 의혹을 다루기엔 너무 짧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장소의 제약도 있었어요. 1차는 저녁 9시까지도 진행된 것 같은데 이번엔 2일 했는데 둘째 날은 서울시에서 그 다음 날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6시 반까지 끝내줘야 했었어요. 또 신문할 위원들이 좀 적었어요. 일단 새누리당 추천 5명 중 3명은 사퇴했고 2명은 참석을 안 해요. 그럼 12명인데 그중에 건강상 문제라든지 여러 문제 때문에 신문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실제 신문에 참여한 위원은 6명 정도였어요. 쉽지 않았죠.

보시는 입장에서는 짧겠지만, 저희는 힘들었어요. 처음엔 하루나 하루하고 반나절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2일은 해야 되겠다고 된 것이죠. 원래는 진상규명만 하려다가 주제를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이틀 하려고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청문회, 모든 시민들 보기에 위증 큰 부담…3차 청문회 해야”

- 1차 청문회는 명동 YWCA에서 했으나 2차 청문회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되었잖아요. 더 넓었는데 청문회 해보니 어땠나요?

“1차 때도 그랬지만 국회에서 하길 원했어요. 그러나 국회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거죠. 그래서 명동 YWCA에서 하니 가까워서 준비도 쉬웠는데 1차에서는 방청하기가 불편했고 장소가 좁다 보니 들어온 분들도 숫자에 제한이 있었죠. 1차에선 150명 정도였고 2차 때 많이 늘어난 건 아니고 180명 정도였어요. 어쨌든 전반적으로는 넓은 곳에서 할 수 있었고 8층과 9층을 써서 8층은 주로 신문위원, 증인, 참고인, 그리고 기자들이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9층은 방청을 하도록 해서 공간적인 활용에서는 나았죠.

하지만 국회에서 못한 게 아쉬웠죠. 기존 기설을 이용하면 비용도 안 들고 국회방송이 생중계하겠죠. 국회 일이 아니라서 안 할 수도 있지만 하게 되면 일반 시민들에게 접근권이 더 쉽죠. 그래서 국회에서 하길 원했는데 안됐죠. 3차 계획이 있으니까 다시 두드려 봐야죠.”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지난 2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열린 4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4.16연대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사건에 관한 특검을 실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날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은 테러방지법과 사드배치, 노동개악 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두 가지가 있겠죠. 특조위 조사 시점을 6월 30일로 하고 작년 국회에서도 그때까지 예산밖에 못 받았어요. 더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으니 직원 월급이나 세도 못 주거든요. 3월 7일 전원 위원회에서 종합보고서와 백서 발간할 수 있는 기간 3개월을 의결했습니다. 그래서 3개월은 더 할 수 있죠. 그러나 애매한 게 조사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보고서와 백서 발간만 하기 위해서 써야 되는 지예요.

그리고 백서와 보고서 관련해서는 최소 인원만 가지고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원도 줄여야 해요. 그래서 법이 개정돼 활동 기간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6월로 끝나는데 그 안에 청문회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지만 한번 하는데 한 달 넘게 소요가 되어 6월 말 전에 청문회를 하기 위해서는 복잡해져요. 피해자들이 신청했던 사건에 대해서도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고 청문회도 준비하며 마무리도 지어야 해요.

그래서 활동 기간이 더 보장되면 조금 더 여유롭게 3차 청문회도 제대로 계획 세워서 하는데 지금은 아주 촉박하게 쫓기는 상황에서 3차 청문회까지는 해야지 않을까 하죠. 청문회라는 게 밀폐된 조사실에서 조사관과 조사 대상자가 앉아서 진술 듣는 것과 또 다른 의미가 있어서 모든 시민이 보고 질의하고 거기에 대해 거짓말하면 의증 위증이라서 큰 부담이죠. 시간이 촉박하긴 한데 그래도 하면 좋겠어요.”

- 특검이 1차에서 안 받아들여졌잖아요. 그런데 2차는 가능할까요?

“19대 국회가 5월 말로 끝나잖아요. 그동안 저희가 특검을 발의해달라고 신청한 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없어지게 되고 20대 국회가 열리면 또 특검 요청을 하겠죠. 사실 2014년에 여야가 합의했던 사안이죠. 정치적 합의지만 무조건 조사위원회가 특검 요청하면 다 받아주겠다고 합의를 하고 나서 지금은 안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정치적 합의를 깼으면 거기에 대한 댓가를 치러야죠, 어쨌든 특검 요청은 계속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