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타파> 항의에 온라인판만 기사 대체.. “출처 안 밝히면 도둑질”
<뉴스타파>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특종 보도했지만, 국내 주류 언론들이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뉴스타파> 보도 후 <KBS>는 “노재헌,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출처는 <뉴스타파>가 아닌 ‘국내외 탐사보도 기관’으로만 돼 있다.
MBC도 <이슈클릭>이라는 코너에서 “사상 최대 조세회피처 자료 공개, 한국인도 연루”라는 제목으로 관련 리포트를 내보냈지만, 출처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로만 언급했을 뿐이다.
JTBC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JTBC는 <뉴스타파> 측의 항의를 받고 온라인판에서만 출처를 표기, 해당 기사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최 기자는 “이번 조세도피처 취재는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산하 각국의 언론사들이 공동취재했다”며 “같은 자료를 공유하고 각자의 나라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찾아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인물들을 추적했고 그 결과물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재헌을 비롯해 수백명이 넘는 한국인 명단은 뉴스타파가 수개월에 걸쳐 조사하고 확인에 확인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라며 “그런데 KBS와 JTBC, MBC는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물을 보도하면서 Source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국내 언론사들이 보도자료를 베껴 쓸 때는 보도자료를 낸 기업이나 기관 같은 출처를 빼먹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우리나라 언론이 개판 오분 전이라지만 제발 기본부터 좀 지키자”며 “그러고도 기사 못쓴다고 후배기자들 깨고 그럴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조세회피처 취재에 참여한 심인보 기자는 “(지상파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였지만)JTBC는 어제 조세도피처 보도를 하면서 뉴스타파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어제 기자회견이 끝나고 인터뷰도 했고, 이후에 전화가 와서 따로 여러 가지 설명을 해줬는데 말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JTBC를 비롯한 주류 언론들이 정확한 인용보도를 회피하는 이유가 뭔지 정말 궁금하다”며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는 상습적이다. 2013년 조세피난처 보도, 국정원 댓글 사건과 간첩사건, 최근에는 방석호 사장 보도 당시에도 그랬다”고 언급했다.
다만, JTBC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나간 방송은 어쩔 수 없으니 온라인에서만)오늘 오전 10시12분, JTBC는 기사를 대체해 인용 사실을 밝혔다”면서 이는 “뉴스타파가 항의를 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참여하고 있는 크라우드 뉴스포털 ‘일파만파’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타 매체의 특종을 보도할 때 출처를 밝히면 인용보도, 안 밝히면 도둑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MBC에 대해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라고만 했다”며 “자기네가 해고하거나 징계한 PD, 기자들이 만든 언론사의 특종임을 숨기고 싶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