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역사학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독자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배수진은 아무나 치는 것도 아니고, 아무 때나 치는 것도 아니다”고 일갈했다.

전 학자는 7일 밤 트위터에서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가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순신은 이런 각오로 이겼으나, 신립은 같은 각오로 덧없이 죽어 왜적에게 탄탄대로를 내줬다”고 야권이 함께 몰락할 상황을 우려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철수 대표의 독자노선에 대해 “일생일대 개인의 실수가 아니고 역사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부총리, 황석영 작가,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원로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시민주주의포럼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를 촉구하며 비상정치협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한 전 부총리는 “지금 양당 구도가 있기 때문에 역사가 지난 3년간 후퇴한 게 아니다, 양당 구도 깨는 것이 국민이 갈망하는 거 아니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이기면 이 무시무시한 민주주의는 이제 끝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는데”라고 민심을 짚었다.

그는 “야당 내에 이른바 벚꽃세력들이 나와서 겉으로는 야당인 척하면서도 실제 결과적으로는 선거 끝나고 나면 여당을 도와주는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며 “왜 그 사실을 모르나, 그게 젊어서 모른다는 이야기다”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 지난 1월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가칭)다시민주주의포럼 제안자 모임에서 한완상 전 부총리가 제안의 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 전 부총리는 “과거 역사를 알고 DJ의 회한을 이해하는 천정배 의원이나 김한길 의원 같은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지 않냐”고 말했다.

안 대표가 ‘광야에서 죽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한 전 부총리는 “광야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광야는 예언자의 소리가 넘치는 곳이다. 정치인들이 민주화, 평화, 인권, 정의 이런 소리를 못 할 때 예언자가 광야에서 이걸 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권 등 야심들을 다 훌훌 털어내는 힘이 광야의 힘인데 광야의 뜻을 모르고 하는 것 같다”며 “광야는 정말 목숨을 내걸고 다른 사람이 못 하는 소리를 외롭게 소리지르는 것이 광야다. 그분은 광야에 살지 않고 넉넉한 가정에 살아서 잘 모를 것 같다”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국민의당에 “제3당의 역할은 정의당에 맡기고, 집으로들 돌아가라”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제3당,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며 “독자적인 이념이 있어야 하고, 무관심과 외로움 속에서도 인생을 걸고 그 노선을 따를 준비가 된 헌신적 활동가와 열성적 지지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얼마나 힘드냐면, 그렇게 헌신적인 활동가들도 10년, 20년 싸우다가 지쳐 그만둘 정도”라며 “그런데 이번 한번 공천 못 받을까 지레 겁을 내어 당적을 바꾸는 사람들만 골라 모아, 무슨 거대양당 구조를 바꾸는 제3당을 하겠다는 건지”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제3당이 의미가 있으려면, 더민주의 왼쪽에서 극단적으로 우경화한 이 사회를 조금이라도 진보적인 방향으로 끌어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그러잖아도 새누리가 잡아당기는 델 끌려가는 더민주의 오른쪽에서 새누리 손잡고 더 오른쪽으로 끌어대니...원”이라고 국민의당의 입지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