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설전은 지나친 표현”이라며 “일종의 토론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시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와 관련 “대통령께서 또는 국무총리께서 교육감들이나 또는 시‧도지사들을 소집, 토론을 통해 본질적으로 해결을 하시는 게 어떠냐는 권고의 말씀을 3번이나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왜 서울시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느냐, 교육감들이 받을 돈 다 받고 이제 와서 또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무 대꾸하지 못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제공=뉴시스>

박 시장은 또 국무회의 후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이 자신에게 고성과 함께 ‘국무회의가 국회 상임위 자리인 줄 아느냐’고 발언한 것과 관련 “그 얘기는 맞다”면서 현 수석이 언성을 높이며 이같이 발언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시장은 “갑자기 이 분이 소리를 상당히 높여서 주변에 있는 사람 다 들리게 끝나고 나오는 복도에서 그런 얘기를 했었다”면서 “굉장히 불쾌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국무회의에 의결권은 없지만 참석하고 발언할 수 있는 권리는 있는 사람이다. 개인자격으로 간 게 아니지 않나”면서 “1000만 서울 시민의 대표로, 또 때로는 국가적 사안에 대해 발언을 하라고 법적 자격으로 참석한 것인데 (현 수석이)그렇게 얘기하면 대통령을 오히려 부끄럽게 하는 행동이고, 또 우리 서울시민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가 국회 상임위 자리인 줄 아느냐’는 현기환 수석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나 정부의 입장과 다른 얘기를 한다고 (국무회의 자리를) 국회 상임위처럼 활용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저는 소통하자고, 대통령께서 이런 현장의 어려움이 있으니 좀 논의 해주십사 얘기한 거 밖에 없는데 다들 왜 이렇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장관들이나 이런 분들이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해서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한편, 앞서 4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시장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누리예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달라는 뜻을 전한 데 대해 “누리과정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