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당시 국무총리 직무대행(좌)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우)이 지난 6월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관련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메르스 부실 대응으로 경질됐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국민연금을 허물어 국민의 노후를 시장과 재벌에 갖다 바치려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원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문 전 장관이 연금공단 이사장이 되는 그 순간부터 국민연금을 사적연금화 하려는 시도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반대했다.

1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전날 마감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울산과 제주지역의 다른 지방대 교수 2명을 포함해 총 지원자는 3명에 그쳤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치지만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시스템으로 문 전 장관이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응모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500조원 가량의 기금을 쌓아놓고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큰손’이다.

앞서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방안을 반대해 정부와 갈등을 빚다 지난 10월 27일 사퇴했다. 당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10월 20일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안”이라고 말했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1일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 입장을 압박해왔다.

2013년 12월 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문형표 전 장관은 지난 5월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초등 대응에 실패해 지난 8월 4일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자 전격 경질됐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전임 최광 이사장을 내몰아낼 때부터 문 전 장관 내정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며 “소문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청와대 내정설을 주장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은 국민을 공포와 도탄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의 장본인”이라며 이제는 “국민의 노후마저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 지난 5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공적연금 왜곡 및 국민노후 파탄내는 박근혜 대통령사과, 보건복지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 “문 전 장관은 사적연금주의자임을 공공연히 밝혔다”며 “국민연금이 ‘세대간 도적질’이라며 국민연금제도의 존재 가치를 부정”했고 “2061년도에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20%에 달한다는 허황된 주장으로 국민연금 불신을 극대화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국민연금 사적연금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소위 ‘국민연금기금 운용공사’ 설립이 그것”이라며 “국민 노후자금을 투기자본화하는 것으로 금융 재벌과 모피아의 먹잇감으로 내어주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야당은 “문 전 장관은 국민의 노후자금에 눈독 들이는 세력에게 앞장서 대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즉각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도 성명을 내고 “신임 이사장은 청와대와 정부에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낙점할 것이라는 소문이 공모전부터 파다했다”며 “만약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 공적연금의 핵심인 국민연금이 망가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비판했다.

국민행동은 “현재 500조에 이르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외풍에 흔들리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공단 이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한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건강 말아먹더니 연금도 말아먹으려고? 이런 댓글이 달린다”며 “상상 이상을 하는 정권답다”고 비난했다.

김광진 의원은 “메르스 대란 책임지고 물러났는데 국민연금이사장을 하겠다고?”라며 “최소한의 책임의식도 양심도 없는 박근혜정부 인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