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한 농민이 차벽에 밧줄을 걸고 당기던 중 경찰의 물대포를 직사로 맞고 쓰러져 있다.코피를 흘리며 쓰러진 그는 뇌진탕 증세를 보였고, 아스팔트에 누워있다가 구급차로 호송됐지만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사진제공=뉴시스>

간첩 수사에 특화된 보안수사대 요원이 방송사에 전화해 백남기씨를 부축한 집회 참가자의 정보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안수사대 요원은 “일베가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18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김모 경위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팀 직접 전화를 걸어 ‘방송국으로 찾아가겠다, A씨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백씨가 물대포를 맞을 당시 부축해준 집회 참가자로 지난 16일 인터뷰를 했다.

보안수사대 김 경위는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연락해 A씨를 조사하라고 한다”면서 “그 사람이 진짜 목격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겠다”고 A씨에 관한 정보를 거듭 요구했다.

제작팀이 “당사자 동의 없이 인터뷰 대상자의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하니 김 경위는 “직접 방송사로 찾아갈 테니 당사자를 만나게 중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보안과장 및 보안부장 등은 “전방위적으로 내사를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 같다. 더이상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해 사실상 보안수사대도 집회 관련 전방위적 내사에 나섰음을 시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공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보안수사대가 이 사건에 나선 것 자체가 이 사건을 ‘종북몰이’로 악용할 의도가 다분하다”며 또 “언론자유의 근간을 이루는 취재원 보호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한 반헌법적인 작태”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경찰이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기도 안찰 지경”이라며 김 대변인은 “이제 박근혜정권의 경찰은 일베 지시까지 받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직접 답변해야 할 문제”라며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일체의 반헌법적 행위를 중단시키고 관련자들을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민중총궐기대회’ 진압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경찰 수장이 이례적으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아닌 여당 단독회의에 참석해 민감한 시국 현안에 대해 보고한 것이다.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도심 시위 관련 보고를 위해 참석한 강신명 경찰청장이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